사람 다치게 하면 자전거 보험도 무용지물?

사람 다치게 하면 자전거 보험도 무용지물?

YTN | 입력 2010.09.11 06:26

 

[앵커멘트]

요즘 자전거 타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자전거 사고를 보장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권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6살 최 모 씨는 지난해, 한강시민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 다른 자전거와 부딪쳤고, 상대방은 전치 16주의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최 씨는 자전거 사고에 대비해 2,000만 원 한도에서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지만, 법원은 지난 7월, 최 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인터뷰:조병창, 최 모 씨 동호회 총무]
"자전거 보험을 들면 우리가 운동할 때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안들었으니까. 보상도 해줄 거라고 약관에 보면 돼 있잖습니까."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자전거가 차에 속하고, 자전거끼리의 충돌사고도 일반 교통사고와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자동차처럼 상대방의 피해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전액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이창열, 서부지방법원 공보판사]
"자전거가 손해배상의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는 이상 그 운전자에 대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자전거 보험 가운데 이런 조건을 갖춘 상품은 없습니다.

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을 아예 하지 않거나 1억 원 한도 안에서만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보상금을 제한하지 않으면 보험료가 비싸져 가입자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자전거 이용 인구 증가에 따라 사고 위험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제대로 보장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부회장]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지만 대인 무한 보상이라든지 분실시의 보상이라든지 이러한 내용을 추가해서 종합보험 형태의 보험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들어두는 게 보험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전거 보험상품들은 안전판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YTN 권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