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2. 15:2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하우스푸어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주세요"
[머니위크 커버]하우스푸어/ 전문가가 말하는 탈출 및 예방
-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입력 : 2010.08.04 10:17
김모씨는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겠다는 생각에 1년 전 서울 신당동의 빌라 한 채를 3억원에 샀다. 1억원을 은행에서 대출 받고, 1억2000만원에 전세까지 끼워서 힘들게 산 집이다. 무려 2억2000만원이나 남의 돈을 끌어들여 부동산 재테크에 도전한 것.
그런데 정작 집값은 2억2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본인도 전세로 살고 있는 처지에, 손실이 난 집을 계속 소유하기 위해 대출금만 갚아나가야 하는 처지가 된 김씨. 이른바 '하우스푸어'가 된 것이다.
김씨 같은 하우스푸어들이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4명의 부동산 전문가에게 물었다. 안타깝게도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마냥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법.
각 전문가들이 하우스푸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하우스푸어가 양산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다. 최근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또 다시 과도한 대출을 받아 섣불리 집을 사려고 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월세로 돌렸을 경우 손익을 따져봐라."
하우스푸어 중 상당수가 재테크를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다. 전세를 끼고 대출까지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자신의 소득 수준을 넘어서서 대출을 받다보니,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힘든 하우스푸어가 된 것이다.
특히 집값이 오르진 않고 계속 떨어지다 보니 집을 팔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힘겹게 대출 이자만 갚아나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게 문제다. 만약 대출금 상환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손절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 기대했던 수익을 포기하고 집을 파는 게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시, 특히 하우스푸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꼭 지켜야 할 게 임대수익을 따져보는 일이다.
이미 하우스푸어가 됐거나, 앞으로 하우스푸어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전세를 월세로 돌렸을 경우 대출이자를 충당할 만큼 수익이 나오는지 계산해 보는 것이 좋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일단 전세 비율이 낮은 지역에 들어가선 안 된다. 전세 비율이 낮은 지역은 월세 전환율이 낮고, 월세로 전환했을 때에도 임대수익률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가 턱없이 낮은 지역도 월세 전환 시 수익이 높지 않다. 이런 지역은 불황에 특히 약하기 때문에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다. 하우스푸어가 되기 쉬운 지역이란 의미다.
반대로 전세비율이 높은 지역은 월세로 전환했을 때 임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예컨대 서울 마포나 영등포 지역은 월세 수익률이 6~7% 정도 수준으로 양호하다.
하지만 하우스푸어는 자기 자금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손절매를 할 것인지, 월세 전환을 할 것인지 손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하기 바란다. 부동산투자를 혼자 결정하는 것은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선 안 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소형 아파트에 접근하면 위험하다."
우선 하우스푸어가 양산된 원인을 살펴보자. 결국 적정 수준의 소비를 했느냐에 대한 문제다. 과도한 베팅을 한 게 화를 부른 격이고, 하우스푸어를 양산한 것이다.
자칫 부동산이 금융을 잘못 만나면 괴물로 변신하고, 그 괴물이 주인도 몰라보고 죽이는 격이다. 무모한 탐욕으로 금융 레버리지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자기 돈을 들여 집을 산 사람 중에는 하우스푸어가 없다. 부동산을 안식처로 보면 문제가 안 생기는 데,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비극은 시작된 것이다. 부동산의 자산화 광풍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다.
더 큰 문제는 하우스푸어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산수요가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는 한 부동산 자산수요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골프회원권 심지어 콘도회원권도 자산이 되는 시대인데 실물인 아파트에 대한 자산수요가 사라질리 만무하다. 다만 언제,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차이가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접근했다가는 난처해질 수 있다.
특히 소형 아파트를 주의해야 한다. 소형은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 보금자리 주택이 나오고 재건축 물량도 쏟아질 것이므로, 소형 아파트를 지금 잘못 산다면 3년 뒤 낭패를 볼 것이다.
현재 지역별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예컨대 서울 용산, 압구정, 반포, 여의도 등은 여전히 가격 메리트가 없다. 아직 가격이 안 떨어졌다는 얘기다.
고점대비 35~40% 떨어졌을 때를 노려야 한다. 지금은 절대 떨어지는 칼날을 두 손으로 받아선 안 될 시기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
"실거주 수요자들 조금 더 기다려라."
하우스푸어의 발생 원인은 결국 과도한 대출 아닌가? 집값이 한참 올랐을 때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샀다가 지금에 와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당장 대출금을 감당할 수 없고, 향후 시장 상황이 좋아져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더 늦기 전에 집을 처분하는 게 맞다. 경제력이 된다면 대출 비중을 낮추면 되겠지만, 그 정도 여력이 있는 수요자는 어차피 하우스푸어가 아니다. 그러므로 하우스푸어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은 집을 처분하는 게 정답이다.
다만 이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하우스푸어가 양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사실 지금 집값이 떨어지는 분위기이므로 집을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도 보인다.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에게는 특히 좋은 기회인 셈이다.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또 다시 무턱대고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올해를 넘기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과 보금자리 주택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급매물도 늘어날 것이니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경쟁력이 있는 물건들이 나올 것이다. 다주택자가 올해 안으로 집을 팔면 일반세율을 적용받지만, 내년부터는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다.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산다 해도 자신의 현금 보유력을 명확히 따져보고,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대출을 받기 바란다. 제2의 하우스푸어가 양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
"주택담보대출 전환을 알아보자."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즉 하우스푸어의 고통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변수가 되겠지만, 하반기 입주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갑자기 변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떨어진 집값이 회복되는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밖에 없으므로, 일단 대출 비중이 높다면 대출을 갚아 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 예금이 있다면 그것을 해지해서라도 대출부터 갚는 게 낫다. 재테크를 위해 집을 샀다 하우스푸어가 된 경우라면 더 늦기 전에 손절을 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실거주 목적으로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단 한 채의 집을 샀다가 하우스푸어가 된 경우다. 사실 안타깝게도 하우스푸어에서 탈출하기 위한 명확한 방법을 찾긴 어렵다. 그래도 실거주자란 전제 하에 두 가지 고육지책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중도금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집값이 떨어지다 보니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한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 전환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나서서 실거주자들을 구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도저도 안 되면 전세를 주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젠 과거처럼 부동산 불패신화를 생각해선 안 된다. 분양권을 가지고 대박을 내겠다는 생각도 더욱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택 공급이 많은 지역은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 신규분양, 미분양, 입주 등이 많은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하우스푸어가 되지 않으려면 결국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투자하는 것이 최고다. 레버리지를 세게 쓰지 말라. 현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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