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전용 홈쇼핑 나온다…사업성은 '의문'

2010. 11. 19. 09:07C.E.O 경영 자료

중기 전용 홈쇼핑 나온다…사업성은 '의문'
중기제품 80% 이상 편성해야…내년 1월 선정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18일 전체 회의를 열고 중소기업 제품을 최소 80% 이상 편성하는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을 내년 1월 중 선정하기로 했지만, 사업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와 공정한 마진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80% 이상 편성 조항을 지키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결국 우리홈쇼핑이 롯데홈쇼핑에 넘어갔을 때처럼 중기 제품 편성 비율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크다.

이같은 문제 제기는 방송통신위원들도 제기했다.

이에따라 '중기전용 홈쇼핑' 선정 정책을 만들 때 보다 구체적인 시장 전망에 근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홈쇼핑 정책 개선과 함께 중기 전용 홈쇼핑도 선정

방통위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와 공정한 거래 기반 조성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 홈쇼핑 채널 선택 기회 확대와 다양한 정보 제공을 통한 시청자 복지 향상을 위해 기존 홈쇼핑 채널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개선함과 동시에 신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을 도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 롯데, GS, CJ, 농수산 홈쇼핑 등 5개 기존 채널에 대해서는 정액수수료 방송 축소, 납품업체 민원 처리창구 마련, 방송법령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방통위는 12월 6일 오후 3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홈쇼핑 정책방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연내 사업자 공고를 거쳐 2011년 1월 중 '중기 전용 홈쇼핑'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기 전용 홈쇼핑'의 자본금은 최소 1천억원 이상이며, 중소기업제품을 최소 80%이상 편성해야 한다. 사업자 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 현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은 만큼 1개가 유력하며, 현재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각각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심사사항별 배점에서 '방송의 공적책임·공공성·공익성의 실현가능성(30%)' 분야와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계획의 적절성(25%)' 분야의 배점을 2001년 홈쇼핑 채널 선정때보다 각각 5%씩 늘려 중소기업 전용 취지를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기 전용 홈쇼핑 사업성 논란...방통위도 '고심'

양문석 위원은 "홈쇼핑 판매수수료의 경우 평균은 34%인데, 중기 수수료는 35.8%"라면서 "공정위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중소기업 보호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데도 오로지 대안은 추가 채널이라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경자 부위원장도 "새로운 채널이 생기면 중소기업의 홈쇼핑 채널 접근성이 커질 수도 있지만, 과연 냉정한 시장 분석이 있었는 가는 되짚어 봐야 한다"면서 "심정적 필요성은 인정하나, 정책 당국자로서는 좀 더 냉정하고 세밀한 분석이 있어야 책임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도 "일단 공청회는 열지만, 시장 상황 등 논거 제공이 필요하니 (세부심사기준 의결 전에) 한 번 더 워크숍을 하자"고 말했다.

방통위원들 뿐 아니라 홈쇼핑 업계도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홈쇼핑 업계 임원은 "시장 초기와 달리 현재 홈쇼핑에서 판매한 물건 중 절반 정도가 반품되는 데 중소기업들은 이같은 품질 수준을 아직은 못 맞추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제품 편성을 80%로 해서는 답이 안 나오며, 결국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했을 때 인수 조건이었던 중기제품 편성비율을 못 맞추고 있듯이 중소기업 보호라는 목적은 달성 못하고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 플레이어 하나만 더 늘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홈쇼핑은 불황형 산업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지난 15년 동안은 성장세였지만 국내 시장은 곧 정체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채널을 선정하는 것 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중소기업들의 마진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 단속에 나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중기 전용 홈쇼핑도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최소 납입 자본금 규모(1천억)를 설정했으며, 주주 구성도 너무 엄격하지 않도록 다양한 안을 공청회 안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우리홈쇼핑이 롯데에 넘어가는 조건으로 중기 제품을 80%정도 방송하라고 했는데, 이행률이 50%대"라면서 "중기전용 홈쇼핑이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심사기준을 마련할 때 많은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현재 홈쇼핑 5개사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은 56%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