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8. 11:46ㆍ이슈 뉴스스크랩
[쿠키 정치]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에 중국이 남-북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중재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 양국의 서해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격렬한 반대’ 입장을 접은 채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로우키(Low-Key) 전략’을 새운 채 최고위급 외교관을 당사국에 파견하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은 북한을 상대로는 “쓸데없는 연평도 공격으로 군사충돌 가능성만 야기했다”며 압박을 가하는가 하면, 우리나라에는 명실상부한 중국 외교 최고위 공직자인 다이방궈(戴炳國)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급파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
천안함 사태 등을 놓고 국제사회에서 항상 북한 편을 들던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겉으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강력한 압박을 행세하는 모습까지 보여, 앞으로 중국이 이번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계기로 대북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내비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25일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과 양제츠 외교부장의 26일 한미 외교장관간 전화통화에서 한미 서해 합동 군사훈련 실시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같은 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식으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서 훈련하려면 중국의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표현에 그친 점이다. 상투적으로 써온 중국의 안보이익이 직접적으로 침해받는다는 논리를 꺼내지 않았다.
베이징 당국은 일단 외부에 훈련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물밑 외교를 통해 대응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실무 외교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한국에 보내 김성환 외교장관과 회담한데 이어 28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토록 하는 중재에 나섰다. 아울러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도 한미 외교장관과의 전화통화에 이어 일본과 러시아 외교장관에도 전화를 걸어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점은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도 '총애'를 받는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적어도 이번 방한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메시지를 가져왔을 것으로 보이며 다음 행선지로 북한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이번 서해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이전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거센' 반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로우키 전략은 내년 1월 하순으로 잡힌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항모의 서해 진입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다시 고조될 경우 어렵게 성사된 후 주석의 방미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어 이를 조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천안함 사태에 따른 동북아 갈등과 남중국해 분쟁 등을 돌아볼때 미국과의 긴장 고조가 중국에게 실익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탓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6월이후 남중국해 영토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둘러싸고 중미 양국은 한 치도 양보없는 대치를 했으나 미국이 베트남과 사상 처음으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핵협력 의지까지 비치자 사실상 중국이 먼저 꼬리를 내리고 미국에 '화해'를 요청한 바 있다.
중국 언론도 '톤 조절'을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여름에 한미 양국의 항모 참가 서해 군사훈련 계획에는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반대 입장을 표시하면서 중국내 강경 여론을 이끌었고 결국 한미는 지난 9월에 서해에서 한미 연합 대잠수함훈련을 항모없이 치렀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언론에서는 이를 정치적 승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이번 한미 서해 합동군사훈련을 사실 위주로 전하면서 '평가'는 절제하는 모습이다. 자국민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사실 중국 언론은 작전 반경이 600∼700㎞인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으로 베이징을 비롯한 동북3성의 군사정보가 모조리 노출돼 치명적인 안보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아울러 미 항모의 서해 합동군사훈련 참가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불안감만을 증대시킬 것이고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언론은 직접적으로 한미 양국을 비난하기보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는 식으로 그런 반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중국 매체들은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대남기구)는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미 서해훈련에 대해 "또 하나의 용납못할 군사적 도발"이라며 "무자비한 불벼락"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하는 등 북한의 반응을 속보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중재외교 행보는 각국에 신중과 절제를 요구하면서 추가적인 상황악화를 막는데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상황 악화조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찬가지로 한미 양국에도 서해 합동군사훈련이 북한을 자극해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자국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꾸짖는' 제스처도 취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26일 사설을 통해 "연평도에서의 남북한 포격 사건발생후 한국은 매우 비통해하고 중국은 외교적인 어려움에 빠졌으며 미국과 일본은 분노하고 있는데 북한 만이 '기를 펴고 활개를 치고 있다(揚眉吐氣)'"며 "북한은 사실상 독약을 마신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직접 북한을 비난하기 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북한을 감싸기만 하는 것 이 아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27일 처음으로 "(포격으로 인해 연평도에서) 민간인 사망이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이라는 사과성 발언을 하고 나선데에는 중국의 이런 노력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연평도 부근에서 남한이 먼저 포격훈련을 했고 그래서 연평도 포격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북한이 민가를 겨냥해 포탄을 쏘고 민간인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는 분리 대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미 서해합동군사훈련의 개시와 더불어 한국과 미국에 다른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능하면 미국과는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되 그 대신 한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지적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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