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 09:1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X+세대…인생 최고의 가치는 `내 가정의 행복`
매일경제 | 입력 2011.01.02 18:17 | 수정 2011.01.02 20:01
◆ 한국사회 미드필더 X+세대 ① 만31~42세 500명 사회의식 조사 ◆매일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31~42세 남녀 X+세대 500명을 조사한 'X세대 사회의식 조사' 결과는 이들 세대 성향과 가치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풍족하게 자랐지만 사회 진출 이후 처절한 생존경쟁을 해야 했던 체험이 만들어낸 그들의 정치 지향은 '생활밀착형 정치'였고 이상은 '복지국가'였다. X세대, '신인류'라 불리던 이들은 양 극단의 경험을 DNA에 새긴 채 79.9%가 경제활동에 참여하며 2011년 한국 사회를 떠받치는 허리가 됐다.
사회생활 경험은 '5~9년'이 39.9%로 가장 많았고 1~4년이 31.2%로 뒤를 이었다. 10~14년차 직장인도 20.8%였다. 직위는 '대리급 이하'가 54.8%로 절반을 조금 넘었고 '허리'급에 속하는 과장급과 차장급이 각각 26%와 10.1%를 차지했다. 부장급은 4.6%였고 임원급도 4.5%나 됐다. 현재 연봉은 '3000만원 미만'이 43.1%로 가장 많았고 '3000만~3999만원'(28.4%), '4000만~4999만원'(15%), '5000만~5999만원'(8.1%)이 뒤를 이었다.
◆ 소셜네트워크에 접속= 핵가족 속에서 외동이거나 한 명 정도의 형제자매와 자랐던 대다수 X+세대는 독방을 썼던 세대다. 대가족이 거실에 모여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는 대신 각자 방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 또는 또래와 항상 '접속'해왔다.
PC통신을 통해 새로운 온라인 세상을 접했던 X+세대는 곧바로 초고속 인터넷 세례를 받았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손에 들고 WiFi와 3세대(G) 데이터 무선 통신에 접속하고 있다.
X+세대 중 스마트폰 이용 비율은 44.4%로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 12%(방송통신위원회 2010년 11월 기준 자료)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통화 시간을 포함한 스마트폰 총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89.5분이었다. 통화 시간을 제외한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은 평균 56.6분으로 통화 시간보다 길었다. 절반 정도(48.9%)는 블로그,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관리하고 있었다. 지연ㆍ학연을 바탕에 둔 모임이 아니라 취미 위주 동호회 활동을 하는 비율도 63.8%에 달했다.
◆ 가정 행복이 최우선= 고도 성장기였던 1980년대 중후반기에 주로 청소년기를 보낸 X+세대는 본격적인 사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중ㆍ고교 시절 사교육을 받아본 경험은 72.4%에 달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 외국 여행 자율화에 따라 본격적으로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을 하며 글로벌 체험을 처음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배낭여행이나 어학연수 경험 비율은 32%였다.
졸업을 전후해 외환위기가 터졌고 취업도, 직장생활도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전쟁터가 됐다. 개인 성과와 조직 성과가 상충될 때 '조직 성과가 우선'이라는 응답(52.5%)이 '개인 성과 우선'(36.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X+세대는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은 세대라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기보다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두려움'은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 인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보는지 조사한 결과 92.4%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10명 중 8명(84.4%)은 사회적 성공보다 가정의 행복을 더 중요시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71.7%)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을 '행복한 가정'이라고 꼽았다.
팍팍한 취업 시즌을 거쳐 불안한 직장 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은 이직에 대해 자유로운 편이다.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5명 중 4명꼴(79.9%)로 이직 경험이 있었다. 이직 횟수는 '1~2회'(48.6%)가 가장 많았다. '3~4회'(25.1%)가 뒤를 이었으며 5회 이상 이직한 응답자도 6.2%에 달했다. 절반 정도(48.0%)는 MBA나 외국 학위 취득을 위해 퇴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북한에 대한 온정적 태도 줄어 = 대졸 학력 이상 응답자(총 426명) 중 '집회나 시위, 휴교 등에 별로 참여하지 않았다'(48.1%) '참여한 적 없다'(36.9%)는 응답자가 무려 85%였지만 현재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64.1%였고 20대 시절보다 지금 더 정치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응답은 52.8%로 나타나 흥미를 끌었다. 대한민국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절반 가까이(47.1%)는 '복지가 제대로 구현되는 나라'를 꼽아 '민주주의 성숙'(28.9%) '경제적 부강'(18.2%)을 앞섰다.
X+세대가 20대였던 1990년대 후반부터 '햇볕정책'이 추진됐고 평화 무드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이 잇따르며 낭만적인 대북관이나 북한에 대한 온정적인 태도도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우리 정부 대응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65.7%는 '지나치게 수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적절했다'(17.7%)와 '지나치게 공세적이었다'(16.6%)를 합친 비율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정성윤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교수는 "이들이 20대였던 지난 10년간 형성된 북한에 대한 호혜적 인식이 '연평도 쇼크'를 통해 배신감과 허탈감으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일경제ㆍ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 코리아리서치 조사 ※전국 16개 시ㆍ도 만 31~42세 성인 남녀 대상, 유효표본 총 5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구간에서 ±4.4%포인트.
[특별취재팀 = 이호승 팀장 / 이재철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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