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저커버그 `G20세대`가 나라 먹여 살린다"

2011. 1. 12. 08:28C.E.O 경영 자료

"한국판 저커버그 `G20세대`가 나라 먹여 살린다"
MB, 라디오연설서 언급한 G20세대 5인
기사입력 2011.01.10 17:41:36 | 최종수정 2011.01.11 14:49:08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이제는 모두가 같은 길에 몰려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시대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만든 용어가 하나 있다. `G20 세대`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세계를 무대로 뛰고 경쟁을 주저하지 않으며 창조적 도전정신에 불타는 젊은이를 `G20 세대`로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10일에는 라디오ㆍ인터넷 연설 주제를 G20 세대로 잡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스무 살 때 페이스북을 창업해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운 마크 저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G20 세대를 대표하는 5명의 젊은이를 실명으로 거론했다. 이 가운데 몇 사람은 이 대통령이 직접 만났고 일부는 참모진이 발굴해냈다는 후문이다. 특히 매경이 발굴ㆍ보도한 세 사람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 "얼마 전 26세 젊은 기업인 신현성 씨를 만났습니다. 작년 5월 자본금 500만원으로 창업해 8개월 만에 직원 110명, 매출 200억원의 기업을 일궈낸 젊은이입니다." 이날 이 대통령이 처음 언급한 사람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였다.

신 대표는 최근 스마트폰ㆍ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매일경제신문 독자 2200여 명이 선정한 `2011년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설문 조사에서 종합 1위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이야기를 담은 매일경제 기사는 인터넷에서 100만번 이상 조회됐다.

신 대표는 9세 때 이민을 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입사해 연봉 3억원을 받던 청년이었다. 그러나 안정된 직장을 미련 없이 버린 뒤 공동 창업자 4명과 티켓몬스터라는 소셜커머스 업체를 만들어 대박 신화를 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신 대표를 향해 "매출 1000억원을 넘겠다는 올해 목표도 꼭 이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 김억기 비원테크 대표

= 이 대통령이 두 번째로 언급한 사람은 충청테크노파크를 대표하는 젊은 기업인, 김억기 비원테크 대표(40)였다. 액정표시장치(LCD) 장비부품 업체인 비원테크를 28세에 창업해 중국과 슬로바키아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키워냈다.

이 대통령은 "김억기 씨는 부모님께 등록금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전자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며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학생들이 이런 창업 선배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훔치는 것 말고는 다 배워라"는 할머니 말씀을 신조 삼아 기술 개발에 온 힘을 다했다.

2008년 LCD를 글라스 상태에서 검사할 수 있는 테스트 장치를 개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박지영 컴투스 대표

= "24세에 창업한 박지영 씨는 처음부터 외국 시장 진출을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초 5%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 5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 개척의 선두주자로 박지영 컴투스 대표(37)를 꼽았다. 컴투스는 1998년 설립 이래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10여 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체다.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박 대표는 직장 대신 창업을 선택한 뒤 남편과 함께 모바일용 게임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지난해 스마트폰용 게임 `슬라이스 잇(Slice It)!` 등 히트작을 잇달아 만들며 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박 대표는 "이제는 해외 시장으로 본격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 이장영 싱가포르 BCA 조사관

= 이 대통령은 이날 "젊은이들의 상상력이 우리 국토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로 자유롭게 뻗어가면 좋겠다"며 해외 취업에 성공한 사례로 이장영 싱가포르 BCA 조사관(30)을 거명했다.

그는 싱가포르 건설청 산하기관인 BCA(Building & Construction Authority)에서 세계 3대 녹색 인증 중 하나인 `BCA 그린마크`를 담당하는 조사관으로 연초 매경이코노미가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인물이다.

관동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배낭여행차 싱가포르에 갔다가 현지인 친구의 조언으로 해외 취업을 결심했다.

BCA를 비롯해 싱가포르 국립수자원공사, 하이플럭스, G에너지, 코넬와그너 등 유수의 환경 기업에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다.

용기를 높이 산 G에너지에 먼저 취직됐고 이후 BCA에 스카웃됐다.

이 대통령은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보라`는 이장영 씨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 하송희 태국 두싯타니호텔 직원

= 이명박 대통령은 재작년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했다가 5성급 두싯타니호텔에서 한국인 여성 직원을 만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호텔에서 VIP 의전을 담당하는 하송희 씨(32)였다. 하씨는 이 호텔을 찾았던 이 대통령은 물론 원자바오 중국 총리, 영화배우 청룽, 아이돌그룹 SS501 등의 의전을 도맡았다.

이 대통령은 "하송희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태국 대학에 진학해 호텔경영학을 공부했다"며 "관광업이 발달한 태국을 일찍부터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하씨의 진로 선택은 전략적이었다.

"태국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만큼 고급 호텔 수요가 많아요. 그래서 태국의 두싯타니 칼리지 호텔경영학과 입학을 선택했어요."

하씨는 "학비도 프랑스나 스위스 학교보다 훨씬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헌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