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업의 '구글'을 꿈꾼다"

2011. 2. 2. 18:29세계 아이디어 상품

"에너지 기업의 '구글'을 꿈꾼다"

-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 앤드류 펄먼 창업자 겸 CEO
- 석탄을 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블루가스 기술 개발...“기존 LNG보다 30~40% 저렴”
-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한국에 최초 발전소 짓겠다.”

앤드류 펄먼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 CEO

 “가장 더러운 석탄에서 가장 깨끗한 천연가스를 만들어 고비용의 에너지 생산 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GreatPoint Energy) 설립자인 앤드류 펄먼(Andrew Perlman) CEO는 “천연가스에 의존 비중이 높은 한국이야말로 ‘블루가스(Bluegas)’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며 눈빛을 반짝거렸다.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는 미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벤처 기업이다. 이 회사의 발상은 독특하다. 고체인 석탄을 특수 공정을 거쳐 천연가스로 만드는 대(大)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블루가스 기술은 촉매 수소메탄화(Hydromethanation) 반응을 가스화 공정에서 진행시켜 석탄을 합성 천연가스(SNG, Substitute natural gas)로 만든다.

합성 천연가스의 가격이 기존 천연가스 가격보다 20~40% 이상 저렴하다는 게 펄먼 CEO의 설명. ‘에너지 업계의 구글’을 꿈꾸는 이 회사의 로드맵에는 10년 내에 매출 수 조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탈인 클라이너퍼킨스, DFJ, 화학 전문기업인 다우케미칼, 석유기업인 선코어(SUNCOR), 투자사인 시티캐피탈어드바이저스 등이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에 1억5000만 달러(약 1685억원)를 투자했다. 투자 금액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긴 에너지 벤처 기업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펄먼 CEO는 “블루가스의 탄소포획 및 저장 기술을 적용시키면 탄소 배출량이 거의 제로(O)에 가깝다”면서 “우리는 가장 더러운 것을 가장 깨끗한 것으로(the dirtiest to the cleanest) 만드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수소메탄화 반응이 연소에 의존하지 않는 촉매 공정이기 때문에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분진 등과 같이 기존 석탄이 배출하는 오염 물질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 기업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모델인 것과 달리 그레이트포인트는 기술의 경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펄먼 CEO는 “석탄 가격이 석유 가격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합성 가스로 전환하는 공정을 거치더라도 현재보다 20~40% 저렴한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석탄의 경우 수송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스는 수송관을 이용하면 수만 km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도 쉽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펄먼 CEO가 방한한 이유는 블루가스 기술을 활용한 최초의 상업용 발전소를 한국 기업과의 협력으로 설립할 수 있는 지 타진하기 위해서다. 최근 한국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 사업을 찾고 있는 데다 한국 정부 역시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 관련 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와 경영진들은 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투자 공공 기관과 대기업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와 합작을 하거나 협력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올 하반기 중 상업용 발전소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화석연료인 석탄이 고갈될 경우,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의 기술도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석탄은 공해 유발, 생산의 비효율성, 운반의 어려움 때문에 경쟁 우위에서 밀렸고 산업현장에서 석유로 대체된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전 인류가 150년 이상 쓸 수 있는 엄청난 석탄이 매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회사 설립 6년을 맞아 최근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에 시험 발전소(testing plant)를 설립, 블루가스 기술을 입증해보였습니다.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은 실제 세상(real world)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라 흥미진진합니다.”

앤드류 펄먼 CEO는 그레이트포인트에너지의 공동설립자이자 CEO다. 1995년 대학교를 중퇴하고 창업 전선에 나선 펄먼 CEO는 인터넷 전화, 반도체칩, 제약 등 4개 다른 산업군에서 6개의 기업을 만들었다. 이중 다수 기업을 대형 반도체설계 회사인 AMD나 제약 기업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에 성공적으로 매각 시킨 경험이 있다. 그는 벤처 기업의 성공 조건을 첫째 시장의 크기, 둘째 좋은 팀, 셋째 좋은 파트너로 꼽았다.
펄먼 CEO는 “최근 미국 대학에서는 에너지 벤처 기업을 만드는 것이 붐일 정도로 에너지 관련 시장이 크고 있다”면서 “그레이트에너지포인트는 MIT 등에서 화학을 전공한 석박사 엔지니어들의 집합소이며 클라이너퍼킨스 등과 같은 좋은 파트너를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