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2011. 2. 3. 10:5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나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독거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결식학생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황성화 집배원(43. 부산 동래우체국)은 설날 아침 "나누려는 마음과 작은 나눔을 계속 이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집배원이 사랑의 나눔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6년.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동래구 명장2동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을 배달하는 황성화 집배원.ⓒ자료사진
▲사랑을 배달하는 황성화 집배원.ⓒ자료사진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이웃을 돕는 것 보고 자연스럽게 봉사의 소중함을 느껴온 황 집배원은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한 달에 두 번씩 목욕봉사를 하는 등 현재 도움을 주고 있는 이웃이 수십 명이 넘는다.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이들은 소년소녀가장, 결식학생, 혼자 사는 노인 등 다양하다.
황 집배원은"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나눔이 시작된 것"이라며 "나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집배원들이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황 집배원은 설날 아침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독거노인 분 한 분을 안 것이 나눔의 계기가 되었다"며 "그 분은 행방불명된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사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그저 조금 도와준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황 집배원이 직접 돌보는 학생과 결손자녀, 소년소녀 가장, 무위탁 노인들은 20명 정도. 그는 "내 월급 외에 우체국이며 여유 있는 고객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배원 하면서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며 보면 어려운 이웃들을 참 많이 본다"며 "공과금 연체로 전기라든가 가스 끊긴 세대도 종종 보고 의료보험이 연체되어서 병원에 꼭 가야하는데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을 볼 때는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 집배원은 "어머님이 10년 전부터 암 투병을 하고 있고 정부 지원금으로는 부족해 돌봐주는 학생이 있는데 이번에 부산대에 합격했다"며 "아버지가 행방불명이어서 할머니와 둘이 사는 고등학생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공부를 잘해 전교에서 10등 안에 하고 들어 도움을 주면서도 더 애착이 간다"고 소개했다.

황 집배원은 "주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돌아서야 할 때 한계를 느끼면서 많이 안타깝다"며 "갑자기 병원비가 많이 필요한 그런 가정이 있었는데 백방으로 뛰어도 해결하지 못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몇년 동안 급식비를 내주며 친하게 지낸 학생이 하나 있었는데 부모님이 안 계신 줄 알고 도와줬는데. 행불된 부모님이 나타나셔서 '학생 보고 삼촌(황 집배원)에게 가서 돈 좀 빌려오라'라고 해서 한 두 차례 빌려준 적이 있다"며 "나중에 그 부모가 빌려준 돈으로 다 술을 마셨더라"며 "그 학생이 끝내 가정불화로 행방불명이 돼 안타깝다"고 마음 아픈 기억을 말하기도 했다.

황 집배원은 "큰 도움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전한 것 뿐"이라며 "나누려는 마음과 작은 나눔을 계속 이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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