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뜰때마다 생각하세요, 은·퇴·준·비"
한국 베이비부머 자산 비중… 부동산이 무려 82% 차지… 집값 떨어지면 패닉 올 것…
'자녀 양육과 교육에 전체소득의 최소 20%~35% 이상을 투입. 전체의 3분의 2가 여전히 부모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나, 자녀 세대로부터 부양받는 것은 기대하지 않음. 자녀 독립 이후 부부가 함께 19년을 살고, 이후 6년은 배우자 사별 후 홀로 지낼 것으로 전망됨. 은퇴 뒤 매달 211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월평균 저축액은 17만원.'- ▲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의 존 미글리아치오(Migliaccio) 연구부장(디렉터)은 "안정적이고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해 자산을 다변화하고 이웃사회와 활발하게 교류하라"고 조언했다. /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月 211만원 필요" 저축은 17만원
미글리아치오는 "미국 베이비부머가 자산의 38%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는데 반해, 한국 베이비부머는 부동산 자산 비율이 82%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결과 한국 베이비부머 10명 중 4명은 주거자산(부동산)을 활용해 은퇴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주택연금(역모기지론·집을 은행에 맡기고 매달 연금을 타는 것)을 활용하겠다는 답변도 많았다. 미글리아치오는 이에 대해 "향후 20~30년 내에 다시 위기가 찾아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글리아치오는 "금융위기의 교훈은 부동산뿐 아니라 펀드·주식 등 투자형 상품도 위기를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개인연금 등 완전 보장형 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으라"고 조언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 자문해야"
"제가 아는 한 미국 부부는 둘 다 낚시를 좋아해서 은퇴 뒤에 함께 낚시를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6개월째 되던 어느 날, 낚시를 가려고 집에서 준비하던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이제 낚시는 그만둘까요'라고요."
미글리아치오는 은퇴 뒤 삶의 기쁨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커뮤니티(지역사회)로 돌아가라"고 권했다. 꼭 돈을 벌지 않아도 자원봉사 등을 통해 이웃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고남성들이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미리부터 고민해야 한다 했다.
"통상 남성들은 인생의 80%가 잡 타이틀(직업)에 의해 규정됩니다. 타이틀을 잃었을 때 박탈감이 엄청나지요. 반면 여성들은 주변 사람들과 대화에 능하고,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주로 도움을 주는 쪽(care giver)이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비교적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미글리아치오 역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다. 그는 아직 현직에 있으며, 전문 영역을 갖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오늘 내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며 "왕성하게 골프를 칠 수 있을 때 '앞으로 골프를 치지 못하게 된다면 뭘 할까'라고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은퇴 준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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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라이프생명 '노년사회연구소' 연구부장 존 미글라치오가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준비방법에 대해 조언을 했다. /전기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