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1조 벤츠코리아, 수익은 몽땅 해외 송금

2011. 4. 8. 09:08이슈 뉴스스크랩

상장기업 최고 배당액의 20배, 수익 빼돌리기 의혹

독일 본사는 1.85유로 배당, 벤츠코리아는 35만3333원 배당

매출1조 벤츠코리아, 수익은 몽땅 해외 송금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1.04.04 15:18 | 수정 2011.04.04 22:17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순이익의 90%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배당금은 주당 35만3333원으로 올 해 상장기업 가운데 최고 배당을 한 '한국쉘석유'의 1만6000원 보다 22배나 많은 금액이다. 비상장기업이라 자유롭게 배당을 시행할 수 있지만 순이익의 90% 이르는 과도한 배당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월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1조126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235억 원으로 지난해 204억 원보다 15% 상승했다. 사상 최대의 실적에 이어 사상 최대의 배당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순이익의 87.85% 180억 원을 주주에게 배당한 벤츠코리아는 올해에도 순이익의 90.17% 금액으로는 212억 원을 배당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다임러AG'가 51%, 홍콩계 자본인 '스타오토홀딩스'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이 낸 돈이 해외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2011 서울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하랄트베렌트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다일기자

벤츠코리아의 배당은 상장 기업과 비교해 과도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최고 배당을 한 곳은 '한국쉘석유'로 주당 1만6000원을 배당했다. 삼성전자도 주당 5000원 배당에 그쳤다. 하지만 벤츠코리아는 상장사 최고 배당금의 22배에 이르는 주당 35만3333원을 배당했다.

SK증권의 김용수 애널리스트는 "비상장 기업이라 배당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90%에 이르는 배당은 AS망의 확충 등 장기적 투자의 여지를 남기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아무리 많아도 30% 이상 배당을 하지 않는다"며 "해외 주주들에게 90%나 배당하는 구조는 국내에 재투자를 하지 않고 수익을 거둬 해외 주주에게 고스란히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마다 고액 배당을 실시한 이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측은 "배당의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을 확인중이다"라고 밝히며 즉답을 회피했다.

한편, 벤츠코리아의 대주주인 독일 '다임러AG'는 지난해 수익부진을 이유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올 해는 주당 1.85유로를 배당했다.

이같은 외형 및 수익성 개선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서는 등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은 1만6115대로 전년 8915대에 비해 80.8%나 늘었다.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지난 2009년 14.62%이던 수입차 시장 내 비중도 지난해에는 17.79%로 커졌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매출 급증을 이끈 모델은 E300. E300은 지난해 판매된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6228대가 판매돼 매출액이 4340억원에 달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지난해 전체 매출규모의 39%가량을 E300이 책임진 셈이다. 이어 S350 1692억원, S500 1436억원, C200 1029억원 등이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외형신장을 견인했다.

/car@fnnews.com 이다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