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에 장애는 없어요

2011. 5. 22. 09:12분야별 성공 스토리

인터넷 비즈니스에 장애는 없어요
`모바일창업코리아`서 오픈IR 나선 임현수 위인터랙티브 대표
생후 6개월만에 뇌성마비 지체장애 1급
대기업 뛰쳐나와 창업…소셜검색 개발
기사입력 2011.05.20 17:14:39 | 최종수정 2011.05.21 20:13:09

한눈에 봐도 지체장애가 있어 보이는 한 사람이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올라섰다. 고개를 가누기도 힘든 그가 무슨 말인가를 힘겹게 이어갔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곁에 선 회사 임원이 대신 풀이했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우리 회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지난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모바일 창업 코리아 콘퍼런스` 오픈 IR에 나선 위인터랙티브 창업자 임현수 대표는 열 손가락 중 하나 정도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과 비즈니스에선 결코 장애란 없다고 생각한다.

참석자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가 언어ㆍ지체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실시간 소셜 검색서비스라는 참신한 기술을 개발했다는 걸 알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임현수 대표는 1급 지체ㆍ언어장애를 가진 중증 장애인이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찾아온 뇌성마비가 원인이다. 대부분 몸이 불편한 사람이 그렇듯, 그의 어린 시절 역시 부자유스럽고 답답했다. 그러던 그에게 중학교 3학년 때 만난 인터넷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 모니터 안에선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를 게 없었다. 독학으로 홈페이지 제작법을 터득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관련 웹사이트를 열었다.

사이트에 하루 4만~5만명이 접속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면서 임 대표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라이코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가 됐다.

그의 이름이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 2000년엔 청와대와 제2 건국위원회가 선정하는 신지식인으로도 뽑혔다. 그는 "이때 이미 벤처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1년 성균관대에 입학해 컴퓨터공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홈페이지 제작과 인터넷에 일찍 통달한 임 대표는 컴퓨터공학과에서 `물 만난 고기`였다. 각종 컴퓨터 경진대회와 벤처창업 경진대회에서 20여 차례 수상하고 정보통신부 장관상도 네 번이나 받았다.

졸업 전 삼성전자 등 여러 기업에 합격했지만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를 택했다. 역시 인터넷 분야 창업을 염두에 뒀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배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네이트닷컴 등을 기획하면서 얻은 게 많았죠."

입사 3년 후인 2008년. 임 대표는 정보통신 벤처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위인터랙티브를 창업했다. 당시 구상한 건 한 단어를 검색하면 사용자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서비스. 이 아이디어는 2009년 아이폰 상륙과 모바일 붐을 거치며 19일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실시간 소셜 검색`으로 발전했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정보 품질을 분석해 신속하면서도 의미 있는 정보만 가려 제공하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입니다."

임 대표는 19일 아쉽게 1, 2위에게 주는 대상ㆍ우수상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그는 "위인터랙티브는 SNS를 중심으로 한 실시간 웹 환경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오는 2016년께 141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사업뿐만 아니라 각종 매체 IT칼럼 기고, 블로그 운영, 집필 등에 여념이 없다. 그의 궁극적인 꿈은 창업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을 돕는 일이다. 그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 인큐베이터가 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순욱 기자 / 김명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