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국제 마약 운반책 된 주부

2011. 6. 19. 13:1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앵커멘트]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해 평범한 국내인들을 국제 마약 거래 운반책으로 이용해온 국제 마약 밀매 조직 두목이 검찰의 끈질긴 노력 끝에 검거됐습니다.

운반책으로 포섭된 사람들은 결국 외국 감옥에서 수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kg가량의 금 원석을 남미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운반해 주면 400만 원을 준다는 말에 속아 가이아나로 날아간 평범한 주부 장 모 씨.

거기서 만난 한국 남자에게 큰 가방을 건네받은 장 씨는 다시 비행기를 타고 가방을 받을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프랑스로 건너갔습니다.

그러나 사단은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벌어졌습니다.

세관 검색에서 드러난 가방속 내용물은 금 원석이 아닌 엄청난 양의 코카인이었던 것입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장 씨는 결국 프랑스 감옥에 갇혀 2년 1개월을 복역하다 풀려났습니다.

[인터뷰:장 모 씨]
"옷하고 타월하고 굉장히 감싸져 있었어요.마약이. 칼로 뜯어서 확인하고... 너무 놀라서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고 너무 황당했죠."

검찰은 장 씨를 속이고 코카인 운반을 맡겼던 59살 조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지난 1994년 10억 원을 사기친 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남미 수리남으로 도망친 조 씨는 결국 우리 국적을 버리고 수리남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수리남 고위층과의 친분을 이용해 남미와 유럽간 국제 마약 거래를 해오던 조 씨는 검찰이 의뢰한 인터폴 적색수배조치에 의해 브라질 경찰에 검거돼 국내로 압송됐습니다.

[인터뷰:김희중,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대량의 코카인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밀수한 우리나라 출신의 국제마약왕을 최초로 처벌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 치지 못하고 마약 밀매 조직에 속아 국제적인 마약 암거래에 이용된 국내인은 확인된 것만 12명입니다.

검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되는 국내인이 90명 가량 더 있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