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접속에 3분요금…황당한 통신비

2011. 7. 1. 09:02이슈 뉴스스크랩

5초 접속에 3분요금…황당한 통신비
가맹점 카드결제때 눈덩이 요금…초단위 적용땐 年1000억 절감 가능
기사입력 2011.06.30 17:45:24 | 최종수정 2011.07.01 08:36:07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51). 그는 6월 신용카드 결제 통신비로 2만1500원을 냈다. 김씨 가게의 카드 결제 건수는 한 달 평균 500여 건이다.

김씨 가게의 월매출은 1400만원가량으로 이 중 순이익은 350만원 정도다.

카드 결제 통신요금 비율이 그리 높진 않지만 그가 신용카드 통신요금과 관련해 갖는 불만은 상당하다. 카드 결제 승인은 대개 10초 안에 떨어지는데 기본 통화료가 무조건 3분에 건당 39원(부가세 제외)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은 1만원 이하 소액 결제도 카드로 계산하는 손님이 많은데 부가세를 포함해 건당 43원을 무조건 통신비로 내야 한다"며 "10초면 해결되는 일을 3분 기본으로 받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카드 결제 통신비 체계가 황당하다는 주장이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몇 초만 이용해도 무조건 3분을 기본으로 결제해야 하는 시스템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기준 없이 카드업체 임의대로 산정된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문제지만 비합리적인 카드 결제 통신비 역시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유선전화(PSIN)를 이용하는 카드 결제 통신비가 상당한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쓰는 3분 과금제는 기본요금이 39원이고 부가세를 포함하면 43원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결제건수(58억건) 중에서 200만여 자영업자 가맹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건수는 40억건 정도다. 즉 일반 가게에서 신용카드 결제 통신비용으로 연간 2000억원이 훌쩍 넘는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신용카드 통신비 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진 산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처음 등장했던 1980년대 이후로 통신비 부과 체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료를 1초 기준으로 결제하는 시대에도 이런 터무니없는 체계를 유지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사들이 쓰고 있는 초당 과금제를 신용카드 결제에 적용하면 통신비는 상당히 저렴해진다. 10초를 사용할 경우 20원밖에 과금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구 유통업체 관계자는 "점포 평균 카드 접속 시간을 10초로 놓고 초당 과금제를 적용하면 연간 960억원이 든다"며 "지금의 3분 과금제보다 55%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이 신용카드 이용을 기피하는 이유로 통신비를 들기도 한다. 신용카드 결제 시 통신비처럼 `줄줄 새는` 돈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최승진 기자 /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