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 자루에 쓸어담아 새벽까지 돈세는 `대박` 냉면집

2011. 7. 1. 19:38분야별 성공 스토리

돈다발 자루에 쓸어담아 새벽까지 돈세는 `대박` 냉면집

매일경제 07/01 13:36

“매일 밤 돈다발을 자루에 쓸어 담아 집으로 가져가 아내와 함께 새벽까지 셌습니다. 현금 뭉치를 베개 밑에 넣어놓고 잠들곤 했어요.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잠도 몇 시간 못 자는 생활을 하는데도 피곤한 줄 몰랐지요.”
주식회사 하누소푸드시스템 장세은 회장은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냉면 메뉴 하나로 대박신화를 이뤘던 사연을 이야기했다.

장 회장은 한우와 한정식 전문 프랜차이즈 ‘하누소’, 테이크아웃 갈비탕 전문점 ‘고스라니’를 이끌어 온 프랜차이즈 업계 베테랑이다.

지난 1993년 동네 냉면집에서 시작해 갈비탕집을 거쳐 한우 전문점, 한정식 전문점을 17년간 운영해 왔으며, 올해 본점을 6층 빌딩으로 올리게 됐다.

장 회장이 첫 번째로 창업한 함경면옥 냉면집은 문을 연 뒤 3년간 매일같이 매진 사례를 기록한 맛집으로 정평이 났다.

그는 매일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정성스레 손님상에 냈다.

하루에 판매할 양을 정해 놓았고, 식재료가 동나면 손님 줄이 아무리 길게 늘어서 있어도 문을 닫아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면 가게에는 항상 손님이 넘쳐났다. 그는 매일같이 현금을 자루에 담아 집으로 날랐다.

장 회장은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식재료를 고르고, 메뉴를 개발할 때는 방대한 정보수집과 철저한 레시피 검증 과정을 거쳐 맛을 탄생시켰다”며 “음식도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 오늘 낸 음식은 다음(주가,차트)날 다시 이용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가 외식업계에서 젠틀한 신사로 소문이 난 것도 이 때문이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시작한 냉면집이 대박이 나 17호점까지 오픈하게 된 것은 그가 타고난 요리감각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대로 의사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장 회장은 부모님의 권유로 의대에 진학해야 했지만 그는 사람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요리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 당시 시중에서 보기 힘든 요리인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를 만들어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 사람들에 대접하기도 했다.

장 회장은 “요리를 좋아하는 나를 보고 아버지는 ‘이왕 요리에 뜻을 품었다면 특급호텔 쉐프가 되라’고 했다”며 “음식과 함께 하는 삶은 천직인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사업을 시작하며 매년 새로운 기획을 내놓았고, 긍정의 마인드로 실행에 옮기며 일 해왔다”며 “고생스러웠던 일보다는 지금껏 발전해 온 시간들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정식의 경우 반찬수도 많고 기준 레시피를 만들기 힘들어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 힘든 분야다”며 “메뉴와 맛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아직까지 체계화되지 않은 한식 레시피를 정확히 체계화해 한정식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한식의 다양성을 좀 더 세분화시키고,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방식과 음양오행을 조화시킨 음식을 개발할 계획이다”며 “한식을 스토리텔링해 세계인의 입맛과 흥미를 자극할 것이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