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관학교`…신기술 中企 줄줄이 배출
2011. 7. 1. 09:11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STRONG KOREA]
(9) 프라운호퍼연구소는 `기업사관학교`…신기술 中企 줄줄이 배출
입력: 2011-06-29 17:25 / 수정: 2011-06-30 02:27
● 과학·기술 인재 10만명 키우자
<2부> 세계는 '과학두뇌' 전쟁 중 - (9) 독일의 産學硏
최첨단 태양광 기술 보유…기업과 거미줄 네트워크
공대생 선호직장 1순위
<2부> 세계는 '과학두뇌' 전쟁 중 - (9) 독일의 産學硏
최첨단 태양광 기술 보유…기업과 거미줄 네트워크
공대생 선호직장 1순위
< 미래 에너지 우리 손으로 > 세계 최고 태양광 기술 연구소인 프라운호퍼ISE 소속 연구원들이 건물 지붕에서 태양광 패널 모듈의 광변환 효율과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프라운호퍼ISE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기술을 보유한 프라운호퍼ISE연구소(이하 ISE)는 프라이부르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기자가 ISE를 방문했던 지난달 31일, 공교롭게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유력한 대체에너지로 세계 각국이 전폭적 투자를 하고 있는 태양광 기술이 더 큰 도약을 맞게 된 순간이다.
독일 정부가 발빠르게 정책을 전환할 수 있는 배경에는 ISE 같은 싱크탱크가 있다. BMW,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는 것도 강력한 연구소 네트워크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케 베버 ISE 소장은 "독일이 태양광을 필두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이끌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대생 선호도 1위
어댑트로닉스(기계설비최적조합)담당 토머스 파이퍼 연구원은 "보통 5~6년 동안 프라운호퍼에서 근무하면 기업으로 갈 수 있다"며 "연구원이 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프라운호퍼는 매우 매력적인 직장"이라고 말했다.
프라운호퍼는 독일 내 4대 연구기관 중 가장 응용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노벨상을 탈 만한 순수기초과학연구, 헬름홀츠연구소는 목표지향적 거대연구, 라이프니츠연구소는 맞춤형과업연구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거미줄' 네트워크
ISE는 에너지(15개)-빌딩이노베이션(16개)-나노테크놀로지(20개)-광학표면(4개)-광촉매(9개) 얼라이언스에 참가하고 있다.
ISE는 실리카 환원,폴리실리콘 · 잉곳 · 웨이퍼 · 셀 · 모듈 등 태양전지 제조에 관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ISE는 태양광 전문 중소기업을 배출하는 '기업사관학교'역할을 한다. 차세대 태양전지인 3-5족 화합물반도체 다중접합 태양전지는 ISE에서 분사한 '컨센트릭스 솔라'사가 프레넬 렌즈(특수볼록렌즈)를 이용한 '직렬셀 집광기술'을 통해 상용화했다. 100%에 가까운 세계최고 효율의 인버터(직류→교류 전환장치)는 '솔라-파브릭'사가 제조한다. 연구소의 각종 실험기구 생산 · 판매와 기능 시뮬레이션, 컨설팅은 역시 ISE에서 분사한 PSE가 맡고 있다.
한때 ISE에서 열역학 · 광학시스템 연구를 맡았던 안드레아스 헤벌레 PSE 대표는 "독일에선 관련 기업을 얼마나 많이 스핀오프(Spin-off:분사)하는지를 좋은 연구소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며 "과학(연구소)과 시장(기업)이 한 몸처럼 협조하는 게 프라운호퍼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태양전지기술 주력
ISE는 알록달록한 태양광발전 창문을 만들 수 있는 화합물 태양전지인 '염료감응 태양전지'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SE는 이뿐 아니라 제조공정이 실리콘보다 훨씬 간편한 '유기물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새로운 재료 후보군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현재 효율이 낮은 두 태양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면 독보적인 차세대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ISE는 2009년 1월 면적 5.09㎟의 화합물반도체 태양전지 셀에서 광변환 효율 41.1%(실험실 기준)를 구현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실리콘 태양전지 효율 한계는 실험실의 경우 약 27%, 실제로는 16~18% 정도다.
먹을거리가 될 성 싶은 프로젝트에 연구소 역량을 집중하는 게 독일식 실용이다. 독일이 미국의 금융위기와 남유럽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프라이부르크=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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