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6. 09:2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미래 금맥인데… 온라인쇼핑 외국에 다 넘어간다"
조선비즈 | 진중언 기자 | 입력 2011.08.05 03:07
40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외국 기업의 '텃밭'으로 전락할까.
국내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가 최근 미국 소셜커머스 2위 기업 '리빙소셜'에 매각되면서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티켓몬스터와 그루폰코리아 등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빅4' 중 2개가 미국 기업에 넘어갔다. 지난해 8조5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는 옥션과 G마켓은 오래전 미국 이베이에 매각됐다.
"벤처 기업인 티켓몬스터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죠. 국내에서 온라인 쇼핑은 벤처 정신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범수(45)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티켓몬스터의 인수합병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NHN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작년 3월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카카오톡(Kakao Talk)'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이 서비스 시작 1년 4개월 만에 가입자 2000만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벤처 신화'를 쓰고 있다.
김 의장은 "온라인 쇼핑은 상품 구매나 배송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개입돼 있어 규모가 클수록 잘 되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며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벤처 기업은 큰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을 잠식한 상황에 대해 김 의장은 "국내 대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벤처 기업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외국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미래 금맥이 너무 쉽게 외국에 넘어간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은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M & A를 자연스럽게 여깁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은 다르죠. 자기들이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스스로 잘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M & A에 소극적인 셈이죠."
실제로 롯데, 신세계, SK, GS 등 국내 대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움직이지 않는 한 국내 중소 IT업체들은 외국 기업에 속절없이 시장의 문(門)을 열어줄 수밖에 없을까. 김 의장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규모에 제약이 없다. 앱 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처럼 기업이든 개인이든 곧바로 글로벌 마켓에서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소셜커머스가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개척했지만 '온라인 쇼핑의 미래'로 보이진 않는다"며 "모바일 비즈니스에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쇼핑이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주변 맛집 정보와 식당 할인 쿠폰이 실시간으로 전송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모바일 비즈니스는 한국 IT 업체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 업체들로부터 세계 최초의 시도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업체의 최대 강점인 '스피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외국 기업과 비교하면 같은 시간에 이뤄내는 퍼포먼스의 양과 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M & A처럼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 것도 좋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오픈하고 같이할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규모의 경제가 아닌 여럿이 어울려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의 경제'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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