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새 韓중산층 어떻게 변했나

2011. 8. 29. 08:4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20년새 韓중산층 어떻게 변했나

`30대 고졸 남성`→`40대 대졸 맞벌이`
현대硏 “중산층 비중감소·가계수지도 악화”

이데일리 | 이숙현 | 입력 2011.08.28 13:46

 

[이데일리 이숙현 기자] `30대-고졸-제조업-남성 외벌이`에서 `40대-대졸-서비스업-남녀 맞벌이`로. 중산층을 구성하는 대표적 가구의 성격이 20년 사이 크게 변했다. 이 기간 1인당 GDP는 3배 이상 늘었지만 중산층의 비중은 60%대로 줄고 가계수지는 악화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국 중산층의 구조적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1990년 이후 중산층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990년의 대표적인 중산층은 `30대-고졸-제조업-남성 외벌이`였지만 2010년에는 `40대-대졸-서비스업-남녀 맞벌이`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중산층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37.5세에서 47세로 ▲맞벌이 비중은 15%에서 37%로 ▲여성 가구주의 비중은 11.6%에서 16.4%로 각각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중산층이란 중위소득의 50% 이상 150% 이하의 소득계층을 지칭한다.

중산층의 비중도 달라졌다.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1인당 GDP는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중산층의 비중은 약8%p 감소하고 가계수지는 악화되는 등 삶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 75.4%이던 중산층 비율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74.1%였지만, 이후 크게 감소해 2010년 현재 67.5%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중산층 가운데 적자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 중산층 가운데 적자가구의 비중은 1990년 15.8%에서 2010년 23.3%로 높아졌으며, 중산층 가계수지 흑자액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비중(흑자율)은 1990년 22.0%에서 2010년 17.9%로 낮아졌다. 비소비지출의 증가와 그에 따른 처분가능소득의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산층의 소득 구성도 변했다. 2003년 카드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자영업의 구조조정, 부동산 경기의 침체 등으로 경상소득 가운데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반면 사회안전망의 확충에 따라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5.4%에서 2010년 10.2%로 크게 증가했다. 이전소득에는 공무원 연금·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기초생활보장 급여·세금 환급금 등 공적 이전소득과 가족간 상속·증여 등 사적 이전소득이 포함된다.

아울러 중산층의 경직성 지출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간 중산층 가구의 지출 가운데 ▲부채상환액 비중 2.5배 이상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준조세지출 비중 3배 이상 ▲사교육비 지출 비중 약 3배 ▲통신비 지출 비중 약 3배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소비여력의 감소에 따라 중산층은 선택적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할수록 지출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는 오락·문화비의 비중이 1990년 4.3%에서 2010년 4.1%로 오히려 감소했다. 음식·숙박비 지출 비중은 2000년 10.1%에서 2010년 10.1%로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위축된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직성 지출의 비중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장기에 걸쳐 분산시키고,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해 미래의 부담을 예측 가능하도록 전환하며, 각종 사회보험료의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교육비 부담의 완화를 위해 공교육 내실화와 관련 투자 확대가 시급하며, 급증한 통신비 부담 감축을 위해 시장의 진입장벽 완화와 경쟁활성화 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