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9. 08:39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사재 출연 불 당긴 현대… 다음은?
국민일보 | 입력 2011.08.28 19:26 | 수정 2011.08.29 00:43
범 현대가의 5000억원 출연에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5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하면서 재계에 '통큰 기부문화'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해 온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장경제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고 대기업을 압박해 왔다. 특히 오는 31일 30대 그룹 총수와 이 대통령 회동이 예정돼 있어 이를 전후로 대기업들이 대통령 주문에 화답하는 공생발전 방안들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의 사회복지재단이나 장학재단 설립은 기업 차원에서 이뤄지거나 비자금 수사 등 개인 치부가 드러날 때 '위기 모면용' 사재 출연 약속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범 현대가의 기부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현대중공업 최대주주)를 포함한 오너들이 사재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정 회장의 이번 사재 출연은 2006년 비자금 수사 당시 2013년까지 84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약속 중 일부를 이행한 것이다. 이로써 범 현대가는 2주 만에 총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을 내놓게 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됐다. 특히 개인 오너들이 나섬으로써 우리나라에도 재계 기부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정 회장이 사재 출연에 동참하면서 삼성 LG SK 등 다른 대기업 오너들도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8년 4월 삼성특검 수사 당시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수사에서 드러난 1조원가량의 차명재산에 대해 포탈세금을 납부한 뒤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2008년 6월 차명재산에 따른 포탈세금 1800억원을 납부했지만 아직까지 어떤 일에 쓸지 밝히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후 '유익한 일'의 구체적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해 왔다.
삼성은 앞서 이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와 주식 8000억원을 바탕으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LG와 SK 등 국내 대부분 대기업들은 오너의 사재 출연 계획 등 특정한 공생발전 계획은 없다면서도 정부의 거세지는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 포스코는 공생발전 차원에서 중소기업과의 성과공유제 및 벤처기업 창업 지원 등에 향후 2000억~3000억원가량의 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 등 외국과는 달리 기업인 개인의 기부가 활발하지 못한 데는 세제 등 정책적인 문제도 있지만 개인 재산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의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어떤 방식으로 공생발전 방안을 마련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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