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9. 17:39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대통령상 받은 '국민 아이디어'가 잠자고 있다
노컷뉴스 | 입력 2011.08.29 06:03
[CBS 김연지 기자]
대통령 표창과 상금까지 주면서 국민과 공무원들로부터 제안받는 정책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99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국민공무원제안제도'는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제안받아 공감도 높은 정책을 마련하는 제도다.
우수제안으로 채택되면 많게는 800만원의 포상금과 함께 공무원의 경우에는 승진 혜택까지 있다.
그런데도 예산 부족 등으로 알려지지 않거나 현실의 문턱을 넘지 못해 시행조차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제안 금상으로 지난해 채택된 '누구나 이용하는 문화이용권-아트티켓'은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종벨트-통합티켓팅'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장의 티켓으로 광화문 일대 공연장과 미술관, 박물관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시행 1년 동안 이용객들에게는 호응도가 좋은 편이다.
문제는 여전히 대다수 시민들에게 이른바 '듣보잡' (듣도 보도 못한 것)서비스라는 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세종문화회관을 찾는다는 김윤미(25)씨는 "서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었지만 금시초문"이라며 "늘 제 값을 주고 공연과 미술관 등을 관람했는데 알았다면 진작 이용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홍보비를 따로 지원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예산이 한정돼 있어 홍보 비용을 부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여건과 맞지 않아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버린 아이디어도 있다.
교통체증을 피해 응급조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119 구급 오토바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시내 10개 소방서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지만 낙제점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1대 가격이 1500만원에 이르지만 CBS취재진이 현장에 확인해본 결과 주차장 한 켠에 방치돼있는 실정이었다.
구급 출동에만 쓰이는 이 오토바이는 면허 소지가 필요한 것은 물론 구조 자격까지 갖춘 소방직원만이 사용할 수 있어 3교대 근무 조건에서는 무용지물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한 소방관은 "취지는 좋은데 구조자격증과 면허증을 모두 갖춘 직원이 적어 사실상 순찰용으로 쓰고 있다"고 다소 회의적이었다.
이와 함께 하루에도 여러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나 여행객들을 위한 제안도 표류하고 있다.
'대중교통 하루이용권'은 2년 전 우수제안으로 채택됐지만 지하철, 버스 등 연계 기관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억 3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통령 표창까지 수여하면서 거창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시행하기까지는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국민제안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ancky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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