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큰 문제는 없지만 외화 더 확보해라"

2011. 9. 16. 08:5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금융당국 "큰 문제는 없지만 외화 더 확보해라"
시중은행 외환 스트레스 테스트
정책금융公, 300억엔 사무라이본드 발행
기사입력 2011.09.15 17:44:06 | 최종수정 2011.09.15 20:43:46

유럽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외화 수급 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들이 위기를 버틸 만큼 충분한 외화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국도 2008년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시중은행은 많게는 10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처)을 구축하고 잇달아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화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중은행이 정부 기대만큼 외화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은행별로 외화유동성 확보에 실적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일부 시중은행은 정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에 준하는 신용위기 상황을 가정한 극단적인 테스트였다"면서도 "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좀 더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테스트는 위기 시 3개월 이상 혼자 힘으로 버틸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만기 연장 비율과 유동화 가능 외화자산 규모 등 10여 가지 항목을 점검했다.

하지만 은행권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은행 건전성 확보, 단기 외채 비율 축소 등으로 이번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프랑스 은행의 등급 하락도 예견된 것"이라며 "국내 금융사의 차입처 다변화와 단기 차입금 축소 노력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연말까지는 외화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사무라이본드로 500억엔(6억달러), 지난 4월 달러 표시 채권으로 5억달러 발행 등 총 11억달러어치 외화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유럽계 자금의 상환이 돌아온다고 해도 외화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부했다.

특히 정책금융공사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심회되던 15일에 300억엔 규모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 3년물, 5년물 각각 155억엔, 75억엔, 70억엔 규모며 발행 금리는 엔화 금리 스왑 대비 각각 0.60%포인트, 0.70%포인트, 0.85%포인트를 가산해 결정됐다.

최봉식 정책금융공사 수석이사는 "5년물의 경우 달러화 기채 시장 또는 유통 금리 대비 0.3~0.4%포인트 유리한 조건이며, 2년물과 3년물도 약 2배수에 달하는 주문을 토대로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수은의 본드 발행에는 14개 중동계 기관의 1억4000만달러를 비롯해 30억달러의 주문이 몰려들었다.

[김인수 기자 / 전정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