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3. 08:59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공고·상고 졸업반 취업희망자 28%→41%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실론
"대학 가봤자 별 소용없다"
취업 우선으로 인식 바뀌어
조선일보 | 안석배 기자 | 입력 2011.10.13 03:36 | 수정 2011.10.13 06:04
서울지역 특성화고(옛 공고·상고) 3학년 학생 10명 중 4명(41.6%)꼴로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직장에 취업하겠다고 답했다. 또 2학년 학생 중 취업 희망자가 45%, 1학년은 46%로 조사돼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조선일보]
12일 본지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75개 특성화고 3학년 전체 학생(1만8323명)을 대상으로 취업 희망률을 설문조사한 결과 7621명(41.6%)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겠다"고 대답했다. 올해 서울지역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24.2%)과 비교하면 72%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같은 학생(당시 고2)을 대상으로 취업 희망률을 조사했을 때는 취업 희망자가 28.5%에 그쳤다. 1년 사이 취업 희망자가 13%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성화고 취업 선호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 가 봤자 별 소용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경기기계공고 컴퓨터전자과 3학년 김동욱(18)군은 원래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다. 특성화고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 후 취업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 방학 때 김군은 우선 취업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대졸 취업난이 심각한데다 대졸자 임금도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김군은 "처음에는 공고를 나오면 대기업을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큰 회사에서도 고졸자 채용을 많이 늘리더라"고 했다.
건강보험공단 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진학이나 군 입대 등을 제외한 취업 대상자 28만여명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절반에 그쳤다. 취업을 해도 절반이(48.9%) 월 100만원대의 월급을 받았고, 월 100만원 이하를 받는 사람도 13%였다.
특성화고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한몫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는 현행 691개인 특성화고를 400개로 줄여 전액 무상 교육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을 경쟁력을 갖춘 '정예부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전자·전기, 디자인,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실력 있는 산업 역군으로 육성되고 있다"며 "입학 당시 성적도 이미 일반계 고교생보다 우수해 앞으로 특성화고 정원이 더 줄고, 기업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면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기업들도 고졸자 채용을 확대했다. IBK기업은행 이 올 상반기 전체 130명 신입사원 중 20명을 고졸 출신자로 채용했으며 삼성전자 · LG전자 · 현대중공업 · 현대자동차 등은 전국 마이스터고와 협약을 맺고 이 학교 졸업생들을 신입사원으로 뽑겠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처음으로 고졸 관리직 100명을 선발했다.
반면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문(門)은 크게 줄어든다. 정부는 현행 정원의 5% 수준인 특성화고 특별전형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5년도까지 1.5%로 감축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선(先)취업 후(後)진학의 진로 패턴을 정착시키기 위해 특성화고 특별전형 정원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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