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0. 09:1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곡물공룡` 카길 한국 온다…단숨에 국내 1위
매일경제 | 입력 2011.10.09 18:41
세계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충청남도와 업계에 따르면 사료사업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카길이 대두유(콩기름) 시장에도 뛰어든다. 카길은 곡물 사일로(곡물을 보관하는 탑형의 곡물저장고)와 사료공장을 짓고 있는 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 양곡부두에 대두 가공공장 건립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종합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5만2144㎥ 규모의 땅을 확보했다.
카길은 2013년까지 748억원을 들여 대두 가공공장을 짓고 대두유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대두 가공처리 기준 연간 75만t으로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카길이 2013년 국내 시장에서 대두유(콩기름) 제품을 내놓으면 단숨에 업계 1위가 된다. 현재 국내 대두유 시장은 약 700억원 규모로 CJ제일제당(65만t)과 사조해표(30만t)가 주도하고 있다. 원료인 콩을 들여와 대두를 가공하는 곳은 이 두 회사뿐이다.
생산량 외에 카길의 또 다른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곡물업체로부터 원료를 구매해 들여오는 국내 업체와 달리 카길은 자사 콩을 사용한다. 원료 가격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카길은 자체 물류처를 갖고 있어 물류 비용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두유는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등 고급 식용유와 달리 가격에 매출이 좌우되는 품목"이라며 "원가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카길이 본격 생산에 나서면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길은 사료사업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종합 대두 가공단지를 통해 대두를 들여와 기름(대두유)을 짜내고, 기름을 짜내고 난 부산물인 대두박을 가공해 사료로 만드는 전 과정을 처리하게 된다. 카길은 단지 완공과 함께 사료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카길이 소유한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현재 국내 사기업 사료시장의 10%(120만t)를 점유한 1위 업체. 카길의 계획대로라면 제일사료(100만t)와 CJ제일제당(80만t), 대한제당(72만t), 우성사료(65만t) 등 국내 기업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된다.
국내 식품업계로서는 원화값 하락으로 인한 원가압박과 중기적합업종 선정으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려 카길에 맞설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카길은 세계 곡물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세계 최대 곡물업체로 연간 매출이 130조원 규모에 이른다. 사업 내용도 곡물 사업뿐만 아니라 육가공 소금 파스타 주스 코코아 등도 취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약 철강 섬유 등에도 진출해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카길이 한국시장에서 사료나 대두유 시장을 발판으로 종합식품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카길이 곡물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파스타와 초콜릿, 육가공 등 종합식품사업 등에까지 진출해 있는 글로벌 공룡 기업"이라며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면 식품시장 판도가 뒤집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걱정했다.
카길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충남도 관계자는 "공장 용지에 전기 배선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춰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카길이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길 관계자는 "한국 사업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진행 상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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