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3. 08:5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고졸 남편 대졸 아내 흔해 - 아내 고학력 6%→10.5%로 여성 고등교육 기회 늘고 학력 인플레로 가치하락 때문
2002년에 결혼한 김모(35·회사원)씨 남편의 최종 학력은 고졸. 김씨는 직장을 다니며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다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전자·전기 기계를 만드는 기술이 있어 중견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친구들은 "더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지 그러느냐"는 말도 했지만 김씨는 "나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사람만 좋으면 남편의 학벌은 상관없다"며 그와 결혼했다.
↑ [조선일보]
과거 우리나라에선 아내보다 남편의 학력이 높거나 둘의 학력이 같은 경우가 많았다. 여성의 학력이 더 높으면 화젯거리가 되곤 했다. 이런 관행이 1990대 이후 깨지더니 최근 아내의 학력이 남편보다 높은 경우가, 남편이 아내의 학력보다 높은 경우와 비슷해졌다. 우리 사회에 전통적으로 존재해온 부부간 '학력 장벽'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김경근 고려대 교수와 박현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최근 '교육사회학연구'에 발표한 논문 '한국 사회의 교육적 동질혼: 시계열 추세 및 그 함의'에서 드러났다. 김 교수 등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17년간 접수된 초혼(初婚) 부부의 혼인신고서 400여만장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993년에는 교육 수준이 다른 부부 중 부인의 학력이 남편보다 더 높은 비율은 22.6%, 남편이 높은 비율이 77.4%로 3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부인의 학력이 높은 부부의 비율이 계속 높아져 2007년에는 45.7%까지 올라갔다. 남편의 학력이 높은 부부의 비율(54.3%)에 가까워졌다. 전체 부부 중에서는 아내의 학력이 높은 부부가 같은 기간 6%에서 10.5%로 늘었다.
이런 변화의 원인에 대해 연구팀은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교육수준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3년에는 부인 중 대졸자가 전체의 30%, 남편 중 대졸자는 45%였으나 2007년에는 이 비율이 각각 69%와 70.5%로 비슷해졌다.
학력이 같은 남녀가 결혼하는 경향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에는 교육수준이 같은 배우자를 만나게 될 경우가 그렇지 않은 배우자를 만나는 경우보다 5.7배 높았으나, 1997년에는 4.6배, 2000년에는 4.0배, 2004년 3.8배, 2007년 3.6배로 계속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 교수 등은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고등교육 기회가 늘어났고 ▲소득수준이 향상됐으며 ▲학력 인플레로 인해 '학력' 자체의 사회적 가치가 낮아졌고 ▲학력을 결혼의 조건으로 그리 중시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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