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5. 17:49ㆍC.E.O 경영 자료
기술 혁신으로 수익 창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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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기사입력 2011.11.04 13:46:09 | 최종수정 2011.11.05 13:03:26 |
의료용 CT스캐너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는 영국 음반회사 EMI였다. 1970년대 중반 사업 다변화를 위해 CT스캐너를 개발한 EMI는 당시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이었던 미국에 사업 기반이 전혀 없었다. CT스캐너 외에 특별한 의료 기술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EMI가 어렵게 개발한 CT스캐너 기술은 결국 GE로 넘어갔다. 의료기기 판매 노하우와 조직, 자금력을 갖췄던 GE는 CT스캐너 판매로 막대한 매출을 거뒀다.
기술혁신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막상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신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없거나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 또는 유통망이 없어 상업화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신제품 론칭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후발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해와 혁신 기업에 가야 할 몫을 잠식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 단계에서부터 수익창출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다.
◆ 보완자산을 확보하라
혁신적인 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하고도 수익 창출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완자산(complementary assets)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완자산이란 성공적인 기술혁신을 위해 필요한 부가적인 역량 및 자산을 의미한다. 보완자산에는 제조능력, 재무능력, 마케팅, 유통망, 서비스, 관련 기술 등이 있다. 보완자산 확보에는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히 중소기업들은 보완자산 부족으로 수익창출에 실패하기 쉽다. 앞서 소개한 EMI도 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보완자산이 부족해 기술혁신으로 생긴 막대한 과실을 GE에 넘겨주고 말았다.
보완자산 확보에는 통합전략 또는 아웃소싱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통합전략은 보완자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아웃소싱 전략은 보완자산이 필요하지만 기업의 재무적 능력의 한계 때문에 다른 기업이 보유한 보완자산을 빌려 쓰는 전략을 말한다.
정선양 건국대 교수는 "보완자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경우 초기에는 대기업들과 협력하거나 아웃소싱하고, 점차적으로 필수적인 보완자산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점유성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라
점유성 제도(regime of appropriability)는 혁신자가 기술혁신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환경을 말한다. 점유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로는 특허권, 저작권 등을 들 수 있다.
점유성 제도가 강력하면 기술 보호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이 제도가 약하면 기술을 보호하기란 쉽지 않다. 점유성 제도를 고려해 기술혁신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점유성 제도를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경쟁 상대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특허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술을 공개해야 한다"며 "점유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경쟁 기업에 모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의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명성을 구축하라
기업에 대한 명성(reputation)은 그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선입견을 갖게 한다. 소비자들에게 명성을 획득한 기업은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고객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 또 다른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해 다른 시장에 출하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 때부터 꾸준한 기술혁신으로 소비자들의 뇌리에 `혁신적인 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 후부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아이 시리즈`가 계속해서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충분한 명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명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견제와 균형 원칙을 고수하라
윌리엄 밀러 명예 원장이 대담에서 지적했듯이 기술개발 회의에서는 마케팅부서 직원이, 마케팅 회의에서는 기술개발부서 직원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개발부서의 목소리가 클 경우 기술은 좋지만 시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제품을 만들거나 적절한 시기를 놓칠 공산이 크다. 반대로 마케팅 부서의 목소리가 지나칠 경우 기술이 못 따라가거나 불완전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부서와 마케팅부서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마케팅 회의에서 묻히기 쉬운 기술개발부서 직원의 목소리, 기술개발 회의에서 묻히기 쉬운 마케팅부서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들 직원의 발언 기회도 보장해줘야 한다.
또한 CEO는 기술개발부서 직원은 마케팅 지식을, 마케팅부서 직원은 기술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사안에 대해 발언 기회를 얻었을 때 유익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의 견해를 전달할 수 있기 위해서는 폭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라
기술경영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삼성전자의 전략회의에는 디자인 부서, 생산 부서, 마케팅 부서 등 모든 부서 책임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공식적인 의사소통 채널은 마련돼 있지만 비공식적인 소통 채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철규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CEO임에도 불구하고 말단 직원과 함께 식사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삼성전자도 각 부서 직원들이 계급장 떼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지 못한다면 애플처럼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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