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이물감 계속되는 기침, “목감기겠지” 그냥 놔두면… 목소리 변하고 천식 위험

2011. 11. 17. 09:09생활의 지혜

목에 이물감 계속되는 기침, “목감기겠지” 그냥 놔두면… 목소리 변하고 천식 위험
국민일보|
입력 2011.11.14 17:51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은 인후두역류증 검사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후두역류증 치료를 받을 때는 음성재활훈련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클리닉 주형로 박사는 14일 "역류성 식도염과 인후두역류증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며 "위산 역류 시 인두와 후두는 식도보다 손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데다 목감기로 오인하기도 쉬워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인후두역류증은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위산 역류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위산이나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를 타고 인후두까지 거슬러 올라와 목 부위를 자극하는 병이다.

최근 목감기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환자의 30∼4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원인이 같은데도 가슴 쓰림이나 신물 올림 등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보이지 않고 헛기침과 쉰 목소리, 목 안의 이물감 등의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후두는 식도와 달리 위산에 대한 방어기전이 전혀 없어 위산 역류에 의한 손상이 더 심하다. 식도의 경우 자체의 연동 운동, 타액에 의한 중화작용 등을 통해 방어능력을 갖고 있지만 후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식도 점막은 하루에 50회까지의 위액 역류도 정상 범위에 속하지만 후두 점막은 일주일에 3회 정도의 역류에 의해서도 심한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식도에 비해 후두가 100배 이상 손상에 취약한 셈이다.

주 박사는 "인후두역류증에 걸리면 목에 이물감을 느껴 기침을 계속 하게 되는데, 이는 가래 때문이 아니라 역류에 의한 증상"이라며 "감기약을 먹어도 이물감이 없어지지 않고 기침이 잦아들지 않으면 인후두역류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후두역류증을 방치할 경우 코골이나 천식, 기관지염과 같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목소리를 변하게 하거나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도 유발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감기의 일반적인 증상인 발열이나 피로감, 콧물 등은 없이 '목감기' 증상만 일주일 넘게 계속된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후두 뒤쪽에 염증이 있으면 인후두역류증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 후두내시경, 식도내압 검사 등이 필요하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단계별로 시행한다.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기본으로 약물치료를 한다. 우선 과식을 삼가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카페인과 탄산음료는 목과 식도, 위로 연결되는 부위의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의 역류를 조장하므로 삼간다. 흡연과 음주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의 경우 역류성 식도염과 같이 위산의 역류를 막거나 완화하는 약제나 위산 분비를 줄이는 약물이 주로 처방된다. 이때는 음성재활훈련도 동시에 받는 것이 좋다. 환자의 70% 가량이 목소리 변화, 만성 헛기침, 쉰 목소리 등의 음성 관련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 박준욱 교수팀은 2009년 1∼8월 인후두역류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약물치료만 시행한 그룹(A)과 음성치료를 병행한 그룹(B)으로 나눠 3개월간 관찰한 결과 B그룹의 치료 효과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가 발행하는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분야 전문지 '오톨래링갈러지 헤드 앤 넥 서저리(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인터넷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