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팔아 수십억 수익…산골 마을의 기적

2011. 12. 4. 11:00세계 아이디어 상품

나뭇잎 팔아 수십억 수익…산골 마을의 기적
SBS|
유영수|
입력 2011.12.03 21:20
 
<8뉴스>

<앵커>

예쁜 단풍잎을 봤을 때 책사이에 끼워놓는 것에서 나아가 이걸 팔아봐야 겠다는 생각 해보셨습니까? 일본의 한 산골마을에선 나뭇잎을 팔아 해마다 수십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유영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올해 89살의 하리키 할머니가 단풍이 곱게 든 나뭇잎을 따고 있습니다.

일본 고급 음식점에서 쓰이는 요리 장식용으로 팔기 위해섭니다.

[하리키(만 89세)/일본 가미카쓰 마을 주민 : 나뭇잎은 가벼워서 힘이 약한 노인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정말 즐겁습니다.]

운동삼아 하는 일이지만 아들부부와 함께 1년에 올리는 수입은 우리 돈으로 약 5천만 원이나 됩니다.

주민의 절반이상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인 도쿠시마현 가미가쓰 마을에서 할머니처럼 장식용 나뭇잎을 파는 가구는 모두 190여 가구.

1년 공급량 60톤에, 40억 원 가까운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단풍나무에서 딴 나뭇잎만으로 올해 5백만 원의 소득을 올려, 농가에겐 말 그대로 효자나무가 되고 있습니다.

나뭇잎 사업은 24년 전, 한 농협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습니다.

고급 일식 음식점은 항상 장식용잎을 많이 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인데, 처음에는 주민들조차 코웃음을 쳤습니다.

[요코이시/마을 기업 사장, 사업 창안자 : 주민들이 처음에는 나뭇잎이 돈이 된다는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절대 무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음식점 수백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거래처를 하나하나 늘렸습니다.

이후엔 나뭇잎 종류를 300가지로 늘리고, 항공 당일택배를 도입하는 등 경쟁력도 키웠습니다.

최근엔 태블릿 PC를 이용한 IT 기반도 갖췄습니다.

[후쿠다(만 75세)/일본 가미카쓰 마을 주민 : (태블릿PC 덕분에) 주문도 빨리 알 수 있고, 어느 나뭇잎을 따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 좋습니다.]

덕분에 다른 고령화 마을과는 반대로, 귀향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산골 마을을 구한 나뭇잎은 이제 마을을 떠난 젊음이를 다시 고향으로 불러 들이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
유영수youpec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