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같은 아내·여자같은 남편

2011. 12. 11. 18:09생활의 지혜

 

남자같은 아내·여자같은 남편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머니위크|

이의준 뿌리한의원장|

입력 2011.12.11 11:22

|수정 2011.12.11 11:22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평생의 반려자 역할을 함께하는 부부. 모두 사랑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함께 살다 보니 하나둘 사소한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신혼 초에는 이러한 다툼도 금세 풀리기 쉬우나 시간이 지나 중년의 결혼생활로 접어들면 다툼이 잦아짐은 물론이고 사소한 다툼에도 화해의 기간이 길어지기 일쑤다. 이렇게 싸우다 보면 아내와 남편은 '결혼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하며 언제부터 변해버린 것일까 의구심을 품게 된다.아내의 입장에서는 이 세상 온갖 풍파를 막아줄 것 같던 든든한 사나이 대신 아침저녁으로 아내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린애 같은 약해진 남편이 속상하고, 남편 입장에서는 예쁘고 다소곳하던 아가씨는 어디 가고 오히려 남성보다 사나워지고 시끄러운 아줌마로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에 씁쓸한 마음을 감추기 쉽지 않다.그렇다면 결혼 후 변해버린 상대의 모습은 과연 무엇이 원인일까?

◆호르몬 변화로 찾아오는 중년의 갱년기일반적으로 남녀는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다는 중년의 '갱년기'를 맞이하게 된다. 갱년기가 찾아오는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중년 남녀의 성격 변화를 좌우하는 호르몬의 변화다.여성은 폐경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많아지게 되고, 남성은 여성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되는 호르몬의 대 변화가 발생한다. 즉 남녀 호르몬이 점차 뒤바뀌며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거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경우, 갑자기 우울해지거나 무력감이 생긴다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갱년기가 찾아오고 있음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갱년기라고 하면 흔히 여성 생식기능의 소실로 월경이 폐지되는 폐경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여성 갱년기의 경우 최근에는 단순히 해부학적 기능 소실뿐만 아니라 육체와 정신이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를 통틀어 여성 갱년기라고 칭한다.여성들은 갱년기를 겪게 되면 점차 여성 호르몬이 감소되면서 여성스러움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따라서 부끄러움이 없어지고 큰 소리로 웃고 얘기하며, 오히려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하는 것도 갱년기의 자연스러운 증상 중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육체 및 정신의 노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거나 몸이 약할 수록 심하게 발생되는 특징이 있다.◆여성만의 질병? 남성도 피할 수 없다예전의 갱년기는 중년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무색할 만큼 폐경을 겪은 여성들에게만 찾아올 수 있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지금은 갱년기와 소리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더 늘고 있는 추세다.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과는 달리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며, 진행도 서서히 이루어지므로 실제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리 없이 지나가는 중년 남성의 갱년기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살펴본다면 그 특징을 금세 발견할 수 있다.갱년기가 찾아온 중년 남성들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에 소심해지고 여성스러워지는 특징이 나타난다. 또한 이유 없이 피곤하고 가정 내에서만 머물려고 하며 외부생활이 점차 줄어들고 가족이나 아내 곁을 하루 종일 맴도는 등 보호 받고 싶어 하는 행동들이 나타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갱년기는 여성들에게만 찾아온다는 인식 탓에 남성들은 다가온 갱년기에도 묵인하고 혼자 견뎌내기 일쑤다. 하지만 남성의 갱년기가 진행될수록 초조감, 권태감이 나타나고 점차 성욕도 저하되어 발기부전, 조루증을 동반하므로 남성의 갱년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신체적·정신적 변화, 어떻게 극복할까이처럼 중년의 남녀를 괴롭히는 갱년기는 호르몬변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감정적 기복과 우울증을 가져온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를 절대 남자와 여자로써의 기능을 잃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갱년기라는 말은 해를 새롭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이러한 갱년기를 통해 건강이나 정신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젊어서 무절제하게 음주와 담배를 즐겼다면 이를 자제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자녀 양육이나 부모 봉양 등으로 바쁘기만 하고 자신에 대해 투자하지 않았다면 자신을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을 시도해보고 젊은 취향을 갖는 것이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만일 단순한 생활의 변화로 고치기 어려운 증상의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의 경우 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건강한 마음가짐과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흔히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장애를 간기울역증, 월경과기부지증, 연미로경수단증의 3가지로 분류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간기울역증은 간기운의 부조화로 일어나는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며, 나머지 두가지는 출혈이나 폐경 등 월경과 호르몬 조절 이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혈액과 기의 순환을 중심으로 처방이 이루어진다.이와 같이 치료를 통해 갱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부 모두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서로에게 다가온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필요할 때는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하는 등 가족이 동참해야 중년의 갱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