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0%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

2011. 12. 13. 08:5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기업 40%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

기사입력2011-12-12 17:35기사수정 2011-12-12

 


요즘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지난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 등으로 선진국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보다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응답했다.

12일 파이낸셜뉴스가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내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 2011년 체감경기 및 2012년 투자·고용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대기업의 13.4%는 최근 경제사정이 1998년 외환위기(IMF 자금 지원) 시절보다 더 안 좋아졌다고 답했으며 26.7%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국내 기업 10군데 중 4군데가 외환위기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응답한 셈이다.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86.6%는 '내년 우리 경제사정이 올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3.4%에 불과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와 별도로 대한상의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5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44.2%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응답한 반면, 43.8%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고 12.0%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말 실시된 동일 조사와 비교하면 '수출이 늘 것'이란 응답은 5.6%포인트 줄었고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과 '줄어들 것'이란 답변은 각각 4.6%포인트와 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결국 내년 수출 전망이 어두울 것이란 기업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회색빛 전망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응답기업의 56.0%는 내년에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24.0%에 달하는 기업들은 내년에 투자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겠다고 답해 각 산업별로는 투자계획이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고용시장의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고용과 관련해서는,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의 72.0%가 올해 수준으로 뽑거나 올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해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응답기업의 72.3%는 내년에 해외사업장 채용규모를 올해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가져가겠다고 답해 현지 외국인 채용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해외 인력 채용은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해외채용을 늘린 지역을 물어보는 문항에 45.0%의 기업들이 중국을 꼽았으며 이어 미국 15.0%, 동남아 10.0%, 중동 7.5% 순을 기록했다(복수응답).

대한민국 대기업의 절반가량이 중국인력 채용에 공을 들여온 셈이다. 또 국내 대기업들은 일본보다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답했다. '일본과 중국 중 어느 나라와 먼저 FTA를 맺어야 하는가'란 물음에 중국이라는 응답이 70.4%, 일본은 18.3%로 나타났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