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1000명 변호사 되자마자 ‘실업자’

2012. 1. 4. 09:15이슈 뉴스스크랩

로스쿨생 1000명 변호사 되자마자 ‘실업자’
내일 첫 변호사 시험…2000명중 75%만 합격
문화일보|
김영주기자|
입력 2012.01.02 12:01
|수정 2012.01.02 14:31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첫 변호사 시험이 3일부터 실시되지만 전체의 75%가량이 실업 상태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회 변호사 시험을 치르는 로스쿨생 2000여명 가운데 75%인 1500명가량이 시험에 합격하지만 시험에 통과하더라도 검사나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러크), 로펌 등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많아야 500명 선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로스쿨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1회 변호사 시험'이 오는 3~7일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한양대 등 4개 대학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로스쿨생들은 공법, 민사법, 형사법 등에 관해 선택형과 논술형 시험을 보게 된다. 응시자 가운데 1500명만 합격할 수 있어 합격자가 발표되는 4월10일이면 변호사 자격증을 갖춘 1500여명의 예비 법조인이 법률 시장에 대거 투입된다.

하지만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취업 문이 여전히 좁아 로스쿨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과 검찰, 대형 로펌 등 법조계의 올해 로스쿨생 채용 인원을 최대 500명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체 로스쿨생 4명 중 3명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대법원은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로클러크를 100명 내외에서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원래 200명을 뽑기로 했다가 나머지 100명은 내년에 배출되는 2기 로스쿨생 중에서 선발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지난해 11월 로클러크 응시에 로스쿨생이 710명이나 몰려 7.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나마 검사는 아직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았다. 법무부도 법원과 마찬가지로 검찰 로클러크 도입을 검토는 하고 있지만 당장 올해부터 시작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앤장이나 태평양 등 대형 로펌들도 로스쿨생을 10~20명 수준에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영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사법연수원생들도 1000명 중 400명 정도가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로 연수원을 졸업하는데, 로스쿨 출신들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500명 이상 취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쿨생 취업난이 예상되면서 로스쿨에선 과잉 경쟁·특정 과목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전국 25개 로스쿨의 과목별 수강 현황과 수강률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로스쿨 학생들이 높은 학점 취득에 유리한 대규모 강의만을 선호하거나 변호사 시험에 도움이 되고 취업에 유리한 과목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주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