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창업해 연 15억 `대박' 65세男, 비결이 `헐~'

2012. 1. 17. 09:04분야별 성공 스토리

60세 창업해 연 15억 `대박' 65세男, 비결이 `헐~'
비지팅엔젤스 김현수 대표
한양사이버大 시니어비즈니스학과 `인기`
올해 첫 졸업생 배출…신입생·편입생 `모집`
기사입력 2012.01.16 14:01:14 | 최종수정 2012.01.16 14:08:10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나이들어 서러운 이유는 신체적 기능 감퇴에 있지 않다. 오히려 정신력은 팔팔한데도 불구하고 `뒷방신세`를 져야하는 일이 더 서러운 법이다. 그런 뒷방에서 당당히 나와 인생 이모작에 성공한 이가 있다. 비지팅엔젤스 코리아 김한수 대표(65·사진)가 그 주인공.

 김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 사업체를 운영하다 사업체의 돌봄(care)을 받으며 이 세상을 떠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사업체란 비지팅엔젤스 코리아로, 김 대표는 이를 평생사업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비지팅엔젤스는 나이든 부모나 혼자 사는 가족을 모시고 살피는 가정방문 보살핌 서비스다. 시니어 비즈니스 중에서도 유망한 업종으로, 노인들의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전 세계 400개 이상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비지팅엔젤스의 한국 사업권을 따냈다. 그의 나이 60세였다.

 미국 현지에 가 직접 교육을 받은 그는 배운 그대로를 국내에 적용, 현재 67개 프랜차이즈를 관리하며 지난해 연매출 15억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주변에 퇴직 후 골프나 등산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참 많다"며 "하지만 이런 소일거리로 남은 인생을 보내기에는 한계가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늘날 평균 수명은 80세. 60대에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무려 20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더 보내야한다. `덤`이라고 여기기에는 노후 생활비 마련 등 생계 문제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간이다.

 김 대표는 그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시니어 비즈니스를 목표로 삼았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해오신 분들일수록 창업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나 역시 30년간 고정적인 수입이 나온 회사들만 다니다보니 개인사업을 하기까지 고민이 참 많았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퇴직 후 여생을 `그저` 보내는 친구들이 증가할수록 시니어 비즈니스의 사업성에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 아울러 국가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을 실시, 급속한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자 사업의 안정성은 한층 강화됐다.

 그는 "이미 일본에서는 노인돌봄 서비스의 시장 규모가 일반 파출부 인력시장을 앞지를 정도로 커졌다"며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니 각종 지원 혜택도 많아 (시니어 비즈니스는) 더욱 인기를 누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지팅엔젤스의 경우 1500만원의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것도 큰 강점이다. 김 대표는 "소자본 1인 창업 아이템인데다 월 매출이 평균 4000만원 정도돼 요즘 베이비부머들 사이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양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등에서 인기 강연자로 통한다. 인생 이모작이 필수인 시대 그의 성공담은 여러모로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 역시 사업 마케팅 등에서 어려움에 부딪힐 때 이같은 학계의 도움을 받으며 미처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는 "한양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는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이어서 교류를 종종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참신한 생각 등을 귀담아 들어 관련 서비스나 상품 개발에 접목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일까. 그는 지난해 3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의 본거지인 미국에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월화수목금금금`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최근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고 있어 더욱 바빠질 것같지만 내 사업을 꾸리다 또 내 사업체에서 장기요양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으니 노후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 한양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등 관련학과 인기 급상승

 1955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48~56세)들이 은퇴를 앞두면서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현재 이들은 약 720만명으로 은퇴를 할 경우 재취업 또는 창업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대학교 노화·고령 사회연구소가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후원으로 제주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베이비부머 46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720만명 가운데 10%인 72만명은 매월 180만원 가량을 저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총 자산은 평균 14억2704만원으로 집계됐다.또한 은퇴 용도로 상위 10%는 63만원을 생각하고 있는 반면 전체 평균은 17만원에 불과했다.

 은퇴 후 가장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25.9%가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라고 답했고 `노후에 대한 경제적 필요`도 23.2%나 됐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서도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를 대상으로 한 산업 전반에 걸친 교육과 사업 아이템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중 한양사이버대학의 `시니어 비즈니스`학과가 대표적. 이 학교는 국내 사이버 대학 최초로 `시니어 비즈니스` 학과를 개설, 베이비부머 세대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물론 유망 업종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처음 개설한 이 학과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한양사이버대학 시니어 비즈니스 학과 최숙희 교수는 "고령화가 점차 중요성을 더 해 가면서 이 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며 "베이비 부머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시장이 앞으로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재학생 중에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있지만 30대 젊은 층이 오히려 많다"며 "이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연령 층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 산업 전망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하다보니 해 마다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양사어버대학 시니어 비즈니스학과는 실버 산업이 앞으로 규모는 물론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시니어 주택 리폼사업, 유니버셜 디자인 제품, 여행서비스, 보청기 등 의료 및 미용제품, 교육서비스, 건강관련 제품, 노인식사배달 서비스, 노인 가사 도우미, 사회적 기업, 재가요양서비스, 보안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는 정부 차원에서 실버 산업을 육성하는 터라 `요양`관련 사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향후에는 전기전자와 융합된 산업, 각종 실버층에 특성화된 서비스 등 점차 세분화되면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인터넷이나 유비쿼터스 등 방송통신 융합 산업이 발전하면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보안, 쇼핑, 정보 공급 등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해지고 수요가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시니어 비즈니스`학과 재학생들은 이미 실버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과 학생들에 비해 열의가 남다르다"며 "사이버 대학인데도 불구하고 `프로 에이지`라는 오프라인 동아리를 만들어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도 하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양사이버대학교는 오는 17일부터 2012학년도 `시니어비즈니스` 학과 신입생 및 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생의 경우 50명을 선발하며 편입생은 33명이 정원이다.

 [이상규 기자 /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