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한 마디에 제빵사들 "아뿔싸!"
2012. 1. 28. 08:5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이부진 한 마디에 제빵사들 "아뿔싸!"
삼성·LG 이어 현대차도 `오젠` 철수 한나라 "대기업 골목상권 환부 도려내라"…재계 `전전긍긍` | |
기사입력 2012.01.27 16:23:02 | 최종수정 2012.01.27 16:26:13 |
대기업들이 커피, 빵, 순대 등 이른바 `서민업종`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삼성, LG에 이어 현대차그룹까지 구내 카페 `오젠`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까지 전방위적으로 대기업을 압박하고 나서는 상황이라 다른 재벌기업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해비치호텔앤리조트는 27일 카페 `오젠`의 영업에서 손을 뗀다고 밝혔다. 현재 `오젠`은 현대ㆍ기아차 양재동 본사 사옥과 제주해비치호텔에 들어서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상호 `오젠`은 폐지되고 양재동 사옥 매점은 본사 직영의 비영리 직원 휴게 공간으로, 제주해비치호텔 매점은 호텔 고객 라운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젠`이 김밥,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사내 매점 성격의 편의시설로 운영돼 왔으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가장 먼저 베이커리 사업 포기를 발표한 호텔신라는 `아티제`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보나비(아티제 운영업체) 지분 일부를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거나 종업원에게 주는 것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신세계 등 다른 재벌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롯데 계열 블리스는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 중인 모양새다. 블리스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대표가 70%, 롯데쇼핑이 30%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안에 있는 `표송` 7개 점포의 향후 운영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호텔 베이커리도 부담스러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신세계백화점 내 `달로와요`와 `베키아에누보`, 이마트 내 `데이앤데이` 등의 브랜드로 빵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상품 구색을 위해 빵을 공급하고 있는 것일 뿐 로드숍을 낼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골목상권과 계속 연계되는 상황이 벌어져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전방위적으로 대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청와대에 이어 한나라당 민주통합당까지 잇따라 나서는 양상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대기업집단이 스스로 자신들의 환부에 칼을 들이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동력을 키우는 업종에 몰두하기보다는 조직과 유통망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빵집이나 분식집 등 골목상권을 점령한 대기업집단에 국민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박지성 같은 선수가 국내 골목축구에서 대장 노릇을 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덧붙였다.
이 의장의 이날 발언 수위는 평소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대기업 스스로 추가 결단을 내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 일각에선 박근혜 위원장의 대기업에 대한 평소 소신을 이 의장이 대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재벌 개혁`을 주창했던 김종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외부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하고 정강ㆍ정책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삽입하는 등 정책기조를 바꾸고 있다. 총선공약에도 공정거래법 개정, 하도급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실효적인 대기업 규제 방안을 넣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은 더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40%로 인상 △출자총액제도 부활 △순환출자금지 및 지주회사 규제 강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근절 △종업원 대표의 이사추천권 신설 △금산분리 강화 △재벌범죄 처벌 강화 등을 당론으로 정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재벌 개혁으로 중소기업을 살리고 부자 증세를 통해 더 걷은 세금으로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일호 기자 / 손동우 기자 / 이기창 기자]
호텔신라 "종업원 250명 어쩌나"
-지분매각·공익재단 기부등 `아티제` 처리방안 고심
현대차그룹 계열사 해비치호텔앤리조트는 27일 카페 `오젠`의 영업에서 손을 뗀다고 밝혔다. 현재 `오젠`은 현대ㆍ기아차 양재동 본사 사옥과 제주해비치호텔에 들어서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상호 `오젠`은 폐지되고 양재동 사옥 매점은 본사 직영의 비영리 직원 휴게 공간으로, 제주해비치호텔 매점은 호텔 고객 라운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젠`이 김밥,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사내 매점 성격의 편의시설로 운영돼 왔으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가장 먼저 베이커리 사업 포기를 발표한 호텔신라는 `아티제`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보나비(아티제 운영업체) 지분 일부를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거나 종업원에게 주는 것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신세계 등 다른 재벌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롯데 계열 블리스는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 중인 모양새다. 블리스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대표가 70%, 롯데쇼핑이 30%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안에 있는 `표송` 7개 점포의 향후 운영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호텔 베이커리도 부담스러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신세계백화점 내 `달로와요`와 `베키아에누보`, 이마트 내 `데이앤데이` 등의 브랜드로 빵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상품 구색을 위해 빵을 공급하고 있는 것일 뿐 로드숍을 낼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도 "골목상권과 계속 연계되는 상황이 벌어져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전방위적으로 대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청와대에 이어 한나라당 민주통합당까지 잇따라 나서는 양상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대기업집단이 스스로 자신들의 환부에 칼을 들이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동력을 키우는 업종에 몰두하기보다는 조직과 유통망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빵집이나 분식집 등 골목상권을 점령한 대기업집단에 국민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박지성 같은 선수가 국내 골목축구에서 대장 노릇을 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덧붙였다.
이 의장의 이날 발언 수위는 평소보다 강력한 수준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대기업 스스로 추가 결단을 내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 일각에선 박근혜 위원장의 대기업에 대한 평소 소신을 이 의장이 대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재벌 개혁`을 주창했던 김종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외부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하고 정강ㆍ정책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삽입하는 등 정책기조를 바꾸고 있다. 총선공약에도 공정거래법 개정, 하도급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실효적인 대기업 규제 방안을 넣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은 더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40%로 인상 △출자총액제도 부활 △순환출자금지 및 지주회사 규제 강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근절 △종업원 대표의 이사추천권 신설 △금산분리 강화 △재벌범죄 처벌 강화 등을 당론으로 정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재벌 개혁으로 중소기업을 살리고 부자 증세를 통해 더 걷은 세금으로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일호 기자 / 손동우 기자 / 이기창 기자]
호텔신라 "종업원 250명 어쩌나"
-지분매각·공익재단 기부등 `아티제` 처리방안 고심
지난 26일 오전 열린 호텔신라 경영위원회. 1시간여 회의 끝에 커피ㆍ제과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최종 결정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얼굴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 철수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아티제`는 이 사장이 호텔신라에 온 후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실상의 첫 사업이었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에 입사한 시기는 2001년. 당시 기획담당 부장이었던 이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 매장이 번화가 요지를 속속 장악하면서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는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이에 맞서 한국 토종 브랜드로 고급스런 맛의 커피와 빵을 제공하면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 사장은 경영전략담당 상무보 시절인 2004년 커피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장이 직접 낙점한 아티제(artisee)라는 이름은 장인(artisan)을 뜻하는 단어에 접미어 `ee`를 붙인 것.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이 최고 수준의 빵을 제공하기 위해 재료 선정이나 레시피도 직접 챙겼다.
아티제 매장을 수시로 돌면서 맛과 서비스를 확인할 만큼 애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호텔, 삼성 사옥, 삼성서울병원 등 주로 삼성 관련 건물에 입점하는 형태로 아티제 매장을 늘렸다.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3월 오픈한 청계광장점 등 일부 매장은 고객 선호도를 감안해 위치를 선정했다.
청계광장점은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 일본인 여성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 명소로 부각되기도 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이 지난해 말부터 아티제 사업 철수 여부를 고민해왔다. 본인이 상당한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업이지만 상생경영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사업 포기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분 매각이나 사회공익재단 기부 등 다양한 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사회와 종업원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로 아티제 종업원 250여 명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인혁 기자]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 철수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아티제`는 이 사장이 호텔신라에 온 후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실상의 첫 사업이었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에 입사한 시기는 2001년. 당시 기획담당 부장이었던 이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 매장이 번화가 요지를 속속 장악하면서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는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이에 맞서 한국 토종 브랜드로 고급스런 맛의 커피와 빵을 제공하면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 사장은 경영전략담당 상무보 시절인 2004년 커피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장이 직접 낙점한 아티제(artisee)라는 이름은 장인(artisan)을 뜻하는 단어에 접미어 `ee`를 붙인 것.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이 최고 수준의 빵을 제공하기 위해 재료 선정이나 레시피도 직접 챙겼다.
아티제 매장을 수시로 돌면서 맛과 서비스를 확인할 만큼 애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호텔, 삼성 사옥, 삼성서울병원 등 주로 삼성 관련 건물에 입점하는 형태로 아티제 매장을 늘렸다.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3월 오픈한 청계광장점 등 일부 매장은 고객 선호도를 감안해 위치를 선정했다.
청계광장점은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 일본인 여성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 명소로 부각되기도 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이 지난해 말부터 아티제 사업 철수 여부를 고민해왔다. 본인이 상당한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업이지만 상생경영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사업 포기를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분 매각이나 사회공익재단 기부 등 다양한 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사회와 종업원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로 아티제 종업원 250여 명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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