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정경제… 모든 지표에 경고음

2012. 2. 3. 09:21이슈 뉴스스크랩

위기의 가정경제… 모든 지표에 경고음
조선비즈|
김정훈 기자|
입력 2012.02.03 03:01

 

 

빚은 계속 늘어나는데 소득은 줄고, 생활 물가는 오르고…. 그야말로 가정경제의 위기이다. 경고음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우선 가계빚이다. 2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약 400조원 중 대출금이 연소득의 4배를 초과하거나 담보가치의 33~50%를 넘어 대출자의 부채상환 능력에 비해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대출이 4분의 1인 100조원에 이른다. 특히 이 중 약 20조원은 올해부터 이자 외에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해 빚 상환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380만명에 달하는 다중채무자(여러 금융회사에 빚이 있는 채무자)가 '빚 돌려막기'로 연명해 왔는데, 금융당국이 카드대출 억제 대책을 시행함에 따라 돌려막기가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을 조이자 2금융권의 대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은행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늘어난 반면, 2금융권은 2조3000억원 늘어났다. 2금융권 평균 대출이자가 연 24.4%에 달해 빚 갚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게 문제다.

가계파산을 맞는 계층이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확산되는 징후도 보인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월소득 300만원을 넘는 중산층의 채무재조정(개인워크아웃) 신청건수가 480건으로 전년보다 27.3%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명목임금을 물가로 나눈 것)은 271만8000원으로, 2010년보다 3.5% 줄었다. 물가는 다소 안정됐지만, 서민 물가는 여전히 높아 1월 식품가격과 전월세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4.8%, 5.1% 올랐고, 새해 들어 버스·지하철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다. 가계의 어려움은 경제고통지수에도 나타난다.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이 지수가 지난해 7.4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7.9) 이후 가장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10대 트렌드 중 셋을 가정경제 문제에서 뽑았는데, 모두 어두운 내용이다. ▲가벼운 장바구니, 빡빡한 살림살이 ▲중산층 붕괴 속 신빈곤층의 확산 ▲초라한 일자리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