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6. 18:36ㆍ이슈 뉴스스크랩
골드만삭스 보고서, 한국 중산층 빚보다 세금이 더 무섭다
매일경제 입력 2012.02.06 17:55
가계지출대비 부채부담 15 → 4%로
조세부담률은 4%서 8%로 2배 껑충
한국의 가계를 옥죄는 것은 가계빚이라기보다 세금이라는 글로벌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6일 골드만삭스는 2월 리포트를 통해 "지난 20년간 점진적으로 세금이 증가하면서 부채보다 가계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산층의 가계 부채 부담은 2000년대 초반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가계 지출의 15% 수준을 차지하며 정점을 찍었던 부채 부담 비율은 점차 안정돼 현재는 4% 미만까지 내려왔다.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점차 낮아진 데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가계 신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계 부채는 가계 예산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가계 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기존의 통념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금과 공적 부조에 대한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가계 예산의 4%대 수준이었던 조세부담은 현재 8%대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특히 소득이 하위 20% 수준인 가계의 조세부담은 1990년대 연 2.5%에서 2011년 7.3%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 수준 가계의 조세부담이 1990년대 초 5.7%대에서 현재 10.3%대로 늘어난 데 비해 상승폭이 더 큰 편이다.
소득 하위계층을 위한 공적부조가 오히려 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가처분소득 측면에서는 소득수준이 최저 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 계층도 조세부담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차상위 계층의 경우 공적 부조와 세금으로 인해 2008년부터 3년간 연평균 0.39%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며 "전체 가계를 놓고 봤을 때 세금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액 수준은 연평균 0.27%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가계의 연평균 지출 금액을 놓고 봤을 때도 세금과 공적 부조 지출 증가율은 다른 항목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계의 세금 관련 지출은 2000년 이후 연평균 8.1%씩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평균 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교육비 항목에 비해서도 크게 높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살펴봤을 때 물가와 부채보다는 세금이 가계에 큰 부담을 준다는 사실이 인지돼야 한다"며 "납세를 늘리는 이유는 결국 사회보장제도를 보완하기 위해서지만 이 부분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이번 조사는 종합적이고 평균적인 수준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 분석이 각 가정의 개별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한편 한국 가계는 40대가 될수록 저축 비중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월평균 저축액은 수입의 21.9%인 데 반해 40대의 월평균 저축액은 수입의 14.5%에 불과했다.
특히 40대의 수입 대비 저축 비중은 은퇴 시기와 맞물려 있는 60대의 저축 수준보다도 크게 낮았다. 이는 40대가 될수록 가계의 교육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40대의 교육지출은 수입의 21%에 달한다. 해외 연수 등의 비용을 포함한다면 이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40대의 저축 비율은 2003년부터 모든 연령 계층 사이에서 가장 낮았다"며 "이런 패턴은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수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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