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0. 08:47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대학생 절반은 ‘쪽방’에 산다
경향신문 백인성 기자 입력 2012.02.09 20:13 수정 2012.02.09 20:18
연세대 3학년에 재학중인 송경상씨(21·가명)는 최근 세 번째 하숙집을 구했다. 서문 옆 '잠만 자는 방' 가운데 세 평(9.9㎡)이 안되는 방 하나가 그의 거처다. 침대 대용 매트리스와 다리 짧은 책상, 옷걸이(행거) 하나면 방이 꽉 찬다. 송씨는 "학기가 시작되면 집값을 충당하기 위해 또다시 과외를 구해야 한다"며 "올해는 제발 하숙비가 많이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 주변에는 수많은 송경상씨가 산다. 수도권에서 혼자 사는 대학생들 10명 중 5명은 주택법이 정한 최소 주거면적기준(14㎡) 이하의 공간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YMCA는 수도권에서 자취·하숙을 하는 대학생 5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지난해 10월~올해 1월)를 실시한 결과를 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주거 면적을 기록한 응답자 357명 가운데 고시원에 사는 학생들(96%·83명)과 하숙을 하는 학생(72%·50명)들의 대부분이 면적 14㎡ 이하의 쪽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생들은 매년 오르는 집값 때문에 더 열악한 주거환경을 찾거나 용돈·생활비까지 줄이는 등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집값 인상을 경험한 응답자(200명) 중 35%는 용돈과 생활비를 절약한다고 답변했다. 반지하·고시원 등 싼 주거지로 변경(16%)하거나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14%)하는 경우도 있었다. 집값 인상분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14%) 친구 등과 같이 살며 집세를 나눠 내는 경우(9%)도 있었다. 학생들은 집값 인상의 원인에 대해 물가상승(42%)·대학가 집주인들의 담합(39%)을 1·2위로 꼽았다.
서영경 YMCA 시민사회운동본부 팀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주거난을 해소하기에는 조건이 까다롭고 공급 물량도 매우 부족하다"며 "대학의 저렴한 기숙사 확충을 위해 복지주택을 늘려야 하고 대학주거 현실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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