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7. 08:5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넷째 딸, 한의사와 결혼하다며 호텔 결혼식 고집"
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 입력 2012.03.17 03:26 수정 2012.03.17 08:32
10년 걸려 5남매를 결혼시킨 뒤 김성호(가명·64)씨 마음속에 맨 먼저 스친 생각은 '내가 늙어서 자리보전할 때 애들이 이렇게 해주려나'였다.
큰딸(38) 갈 때 1500만원, 둘째(37) 500만원, 셋째(35) 2000만원, 넷째(33) 2500만원 들었다. 셋째 보내느라 저축을 탈탈 턴 뒤 나이 든 아버지 치매 병원비가 모자라 친척들에게 손을 벌렸다. 와중에 넷째 딸이 "신랑감이 한의사니까 호텔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2010년 아들(32) 차례가 왔다. 김씨는 깡통이 된 통장을 묵묵히 들여다보다 1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66㎡·20평)를 얻어줬다.
↑ [조선일보]
"집 한 채 달랑 남습디다. 내가 어떻게 늙어갈지 생각하면 무서워요."
본지가 여론조사 회사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①최근 2년간 자식을 결혼시킨 혼주 210명과 ②같은 기간 결혼한 젊은이 200명을 조사한 결과 현실 인식이 선명하게 엇갈렸다.
부모 세대는 10명 중 6명이 "남들만큼 혹은 그보다 훨씬 더 자녀를 지원해줬다"고 했다. 반면 자녀 세대는 10명 중 7명이 "나는 남들만큼 부모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부모 세대는 자녀 결혼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59%), 더 많이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49%). 반면 자녀 세대는 10명 중 7명이 "주위에 나보다 더 많이 받은 친구가 많다"고 했다. 3명 중 1명이 "부모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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