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구 고작 15% 더 번다…왜 일까?

2012. 3. 26. 07:1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맞벌이 가구 고작 15% 더 번다…왜 일까?

외벌이보다 월 지출 더 많고
가사노동 포기로 70만원 ‘손실’
세계일보 | 입력 2012.03.25 18:37 | 수정 2012.03.25 22:59

 

맞벌이 가구의 소득은 외벌이 가구보다 얼마나 많을까. 소득이 배 가까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 15% 정도밖에 많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5일 '한국 맞벌이,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맞벌이 가구의 소득은 외벌이 가구보다 15%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맞벌이 주부는 퇴근 후 육아, 가사 등에 하루 평균 3.7시간을 쏟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일본의 4.8시간, 미국의 4.5시간에 비해 크게 적은 편이다. 문제는 부족한 가사노동 시간 때문에 지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없어 외식을 하거나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 외벌이 가구보다 한 달 평균 20만원을 더 쓴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가사노동을 포기하는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효용도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집 청소가 안 돼 지저분한 상태로 내버려두거나 빨래를 자주 하지 못하는 것 등이다. 보고서는 이런 현실 때문에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 가구에 비해 70만원의 효용을 손해 본다고 분석했다. 이를 고려하면 맞벌이와 외벌이의 소득 격차는 겨우 1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부부가 함께 벌어도 혼자 일하는 가구보다 실질소득 수준이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같은 계산법을 적용하면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50%나 더 버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격차는 한국 여성의 낮은 임금수준과 장시간 근로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현태 기자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