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한 달 만에 미국산 수입품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과일과 견과류, 육류, 어류, 자동차 가격이 비교적 크게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지고 있다. 그러나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된 의류와 신발류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고, 일부 품목은 유통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어 정부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수입 업체에 따르면 FTA 발효로 와인에 붙던 관세 15%가 철폐되자 이마트는 3만5000원에 판매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 ‘아포틱 레드(355㎖)’를 1만7500원으로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베린저 클래식레드(750㎖)를 41.4% 낮춰 8900원에 판매하고, 모건데이비스콩코드블랙베리(750㎖)와 콜럼비아크레스트투바인빈야드텐(750ml) 등 18종의 와인을 평균 30% 인하했다.
농심은 포도·오렌지 주스의 관세가 철폐되자 웰치 포도주스(1000㎖, 160㎖)와 웰치 오렌지주스(1000㎖, 160㎖) 출고가격을 평균 8% 인하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수입업체들은 인하된 개별소비세율을 적용해 차량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포드는 링컨MKS를 5800만원에서 5395만원으로 405만원(7%) 낮췄고, GM은 알페온3.0을 3862만원에서 3784만원으로 78만원(2%) 낮췄다. 크라이슬러도 그랜드체로키를 7399만원에서 7170만원으로 229만원(3.1%), 랭글러 4도어를 5090만원에서 4930만원으로 160만원(3.1%) 인하했다.
또한 포드와 크라이슬러 수입업체는 범퍼와 도어, 펜더, 후드 등 주요 수리부품의 가격을 20∼25% 인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03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미 FTA 발효 1개월, 미국산 수입품 가격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발효에 따른 도·소매가 인하 효과를 각각 7%와 6.3%(인하예정 포함)로 평가했다. 품목별 소매가격 평균 인하율은 와인·맥주 13%, 과일·견과류 9.6%, 육·어류 7.7%, 주스·음료 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의약품·비타민 2.7%, 화장품·향수 4.5%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자 체감은 4월 말 돼야
한·미 FTA로 미국산 수입 제품의 가격이 내렸다고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켈빈 클라인과 게스, 나이키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일부 제품은 제3국에서 OEM으로 생산, 미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소비자 가격에 변동이 없다.
이는 섬유제품은 ‘원사(原絲) 기준’에 따라 FTA 체결국 내에서 생산된 원사를 가지고 역내에서 모든 공정을 다 마친 물품에 대해서만 FTA 관세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의약품과 비타민, 어류 등은 환율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으로 소매 가격에 관세 인하분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주스나 음료, 일부 식품 등은 유통과정에서 마진을 흡수해 가격 인하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나 시민단체의 모니터링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FTA 발효(3월15일) 이전에 수입돼 재고가 남아 있는 맥주 등은 가격 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역협회 송송이 수석연구원은 “와인 등 재고에 상관없이 제품 가격을 내린 품목이 있지만 많은 상품의 가격 변화가 미미해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수입업체들이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만큼 4월 말이면 소비자들이 가격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거품 꺼진 수입품… 과일·육류 크게 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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