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기업들 생산성도 ‘쑥쑥’

2012. 4. 19. 08:46C.E.O 경영 자료

가족친화 기업들 생산성도 ‘쑥쑥’

한겨레 | 입력 2012.04.18 16:00

 

[한겨레][한겨레특집] 가족친화경영


일반기업보다 순이익률 등 높아


외국선 노사관계 긍정적 효과도

가족친화경영이 기업 성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가족부의 의뢰로 지난해 12월 펴낸 보고서 '가족친화제도 확산을 위한 기업성과 연구'를 보면,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 패널조사 3년치(2005·2007·2008년) 자료를 사용해 국내 기업의 가족친화 경영실태와 기업 성과를 분석해 보니, 가족친화 경영지수가 1단위 증가하면 1인당 매출액이 약 0.4% 증가하고, 노동자의 이직률이 0.2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친화 경영지수란 육아휴직, 직장보육시설 등 모성보호 및 육아지원 제도와 관련한 16가지 항목에 대해 실시하지 않는 경우 0점, 실시하지만 활용이 잘 안되는 경우 1점, 실제 활용도 잘되는 경우 2점을 부여해 그 점수를 합한 것을 말한다.

가족친화 인증기업(159곳)과 일반기업을 비교분석해 보니 인증기업들이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배당성향 등에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매출액 순이익률, 자기자본 순이익률의 경우, 인증기업의 지표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며 일반기업을 앞섰다.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총자산 증가율, 자기자본 증가율도 인증기업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결국,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기업은 받지 않은 기업에 견줘 생산성의 증가율이 약 0.22~1.95%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친화정책이 자리잡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가족친화경영과 기업 성과의 상관관계가 더 확실히 발견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영국 가족친화정책의 기업 성과와 관련해 살펴보면, 유연근무제와 휴가제도를 제공하는 기업에서는 노사관계가 좋아지고(71%), 노동자의 조직헌신과 사기가 높아지며(69%), 이직률이 줄고(54%), 노동자 채용이 늘며(47%), 결근율이 줄고(48%),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49%)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국 정부는 '일·가정 양립기금'을 설립해, 가족친화정책을 시행하는 기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유연근무제도가 노동자의 헌신, 직장 만족도, 직장 유지, 정신건강 등 네가지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실제로 우수 여성인력들은 일터를 선택할 때 가족친화제도가 잘 제공되는 기업을 중요한 조건으로 꼽고 있고, 기업 역시 가족친화경영을 통해 우수인력의 채용을 유지할 수 있다"며, 가족친화경영을 기업의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은주 기자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