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천국 일본 시장 한가운데로 뛰어든 국내 로봇게임이 있다. 일본 진출 1년여, '국산 로봇 게임'도 일본 남성들의 '판타지 장난감'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이목이 끌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플레아의 웹SF게임 '콜로니오브 워'의 인기 로봇들이 종이 인형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 종이인형들은 로봇 향수의 일본 마니아층 타깃 마케팅에 들어간다. 이 게임은 일본 업체로부터 TV애니메이션과 프라모델 제작 제안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르면 상반기 내에 종이 로봇을 국내와 일본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며 종이 로봇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완구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지만, 조급하지 않게 순차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아는 지난해 9월 '로봇의 불모지'인 국내시장에 런칭하기 전 일본과 미국에서 먼저 이 게임을 런칭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본 동시접속자 수는 5천명 수준. 대박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중국산 웹게임이 전세계에서 판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웹게임으로는 드물게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일본 웹게임 시장에 눈에 띄지 않는 로봇 게임이라는 점이 눈길을 가게 한다. 수백 종의 로봇을 게임이용자들이 직접 생산, 개조하고 탑승해서 전투를 펼치는 구성이다. 게임에 '달성률', '도감' 등 게임 내의 수집 콘텐츠가 유저들에게 어필하며, 로봇 게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로봇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로봇 캐릭터들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미소녀 학원물에 밀려 TV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문화콘텐츠로 확대 재생산되지 않은 채 조립완구인 프라모델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일부 마니아층을 둔 로봇 프라모델은 차츰 고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소수들만을 위한 시장으로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30대 남성 이용층이 많은 편인 웹게임에서 콜로니오브 워는 어떤 감성을 자극하는 것일까.
70년대와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30대 남성들 가운데는 '마징가Z', '그레이트마징가', '그랜다이저' 그리고 '기동전사 건담' 등에 열광한 '로봇 키드'가 적지 않다.
로봇 키드들은 만화, TV애니메이션, 영화에 이어 프라모델을 가까이하며 힘과 정의를 상징하던 로봇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콜로니오브워 역시 이런 맥락에서 캐릭터 상품으로의 진출이 타진되는 셈이다.
회사 측은 이 게임에서 이름이 알려진 '나르샤' 로봇은 태극문양과 이순신 장군 갑옷, 그리고 태권도 도복을 디자인 콘셉트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개 이후 국내에서도 한국형 로봇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종이인형에 이어 캐릭터 상품 추진 등 문화콘텐츠로서의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캐릭터 등 관련 문화상품으로 제 2, 제 3의 진출에 적극 나서는 게임 기업들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