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평에서 月5천 버는 여사장, 비결 들여다 보니…

2012. 5. 19. 09:08생활의 지혜

4평에서 月5천 버는 여사장, 비결 들여다 보니…
[매일경제] 2012년 05월 16일(수) 오전 09:01   가| 이메일| 프린트

구로디지털역은 회사들이 밀집되어있는 특수 상권답게 사람들로 늘 붐빈다. 이곳 상권은 외식업계의 황금지대이자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전쟁터로 불린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주 소비 타깃인 커피 아이템은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 선호도가 확실한 소비자층과 대형 매장들 틈바구니에서 성공을 거머쥐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공식을 뒤엎고 지각변동을 일으킨 4평 남짓한 타미하우스 구로 마리오타워점이 이뤄낸 성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같은 성공 이면에는 작은 가게지만 거대 상인의 면모를 뽐내는 안주인, 서미경(47) 사장의 남다른 빛나는 운영노하우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저 또한 수도 없이 사업 실패를 겪었던 인물이었죠. 어린 나이에 친구들과 돈을 모아 겁 없이 큰 규모의 술집도 차렸었고, 연수기 사업도 시도했다 비참히 나가떨어지기를 여러번했어요. 장사에 대해 모르는 철부지가 실패를 통해 얻은 값진 경험을 커피를 통해 제대로 실력 발휘하며 비로소 사장님이란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게 된 거죠.”

● 하루 최대 200만원 팔아치우며 괴력 발휘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손사래 쳤지만 겸손한 대답이었다. 인터뷰 시간 내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와 테이크아웃 하려는 손님들로 길게 늘어선 풍경은 생경하기까지 했다. 오후 4시는 골든 시간대가 아닐뿐더러 타미하우스가 생긴지 4년이란 긴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란 점이 더욱 놀라웠다.

“오히려 매출은 지속적으로 수직상승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하루 매출 200만원을 돌파해 기념으로 매장 식구들과 회식도 한걸요. 한 겨울을 제외하곤 160~170만 원 정도의 매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죠. 점포 구입비 모두 포함해 1억원 안팎의 소자본을 투자해 거둬들이는 것 치곤 꽤 훌륭하죠?”
서미경 사장이 운영하는 타미하우스는 입지환경이 좋지 못한 편에 속한다. 인근 주변에 유명 커피 전문점들이 즐비해 있고,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도 뒤쳐진다. 여기에 카페는 인테리어가 생명이라고 하는데 내부를 꾸밀 만큼 큰 매장이 아니기에 안락함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오픈 당시만 해도 장사가 되지 않는 천덕꾸러기 장소로 불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타미하우스의 성공가도를 따라하려는 커피전문점이 1년 새 10여개가 생길정도로 제일 바쁘고 사람 많은 커피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 배달전략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기몰이
“질 좋은 커피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를 갖춰 경쟁해 볼만한 자신감이 생겼고, 테이크아웃만 고집하는 타 브랜드와는 달리 배달을 할 수 있는 시스템, 작은 가게지만 접근성은 좋다는 판단, 거기에 맛있는 간식거리에 목말라하는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니 금싸라기 자리로 보이더군요. 수제 햄버거 샌드위치 맛이 전문점 못지않게 맛있는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주머니 사정 가벼운 직장인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던 거죠.”
서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가게 오픈 첫 날 팔아치운 버거류가 자그마치 140만원에 달했다. 본사의 차별화된 시스템과 그녀의 푸짐한 인심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녀는 항상 ‘더 많이, 더 빨리’를 외치는 스타일에 맞게 최고 가격대를 매번 경신하는 양상치를 햄버거에 아낌없이 사용했다. 또 개당 1300원에 달하는 토마토도 듬뿍 넣어 처음과 같은 맛을 살리는데 주력한다. 식재료 값이 올랐다고 해서 대체 채소나 과일을 사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커피 단 한잔이라도 배달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쿠폰을 다 모으면 음료 가격대와 상관없이 아무 메뉴나 고를 수 있게 했다. 거기다 고객 휴식 공간을 넓히고자 건물 옆 빈 공간을 임대해 테라스로 활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퍼주는 통 큰 사장이다.

“손님을 두고 흥정하거나 얼마나 남길까 계산하는 순간 야박해지고 맛이 달라집니다. 하나하나 손익을 따지게 된다면 양질의 메뉴나 감동 서비스는 탄생할 수 없다고 봐요. 하루 500~700잔 음료를 판매하고 있으니 상대하는 손님수가 대략 1천명 정도로 추정하는데 일일이 얼굴 마주치며 이야기하려고 애써요. 친밀감이 느껴져야 다음에 또 찾아오지 않겠어요?”
바쁜 시간에 진동벨은 한가한 가게에서나 필요한 도구라는 서 사장은 대신 목청껏 주문한 메뉴를 외치는 걸 선택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반경 100m까지 울려 퍼져 인근 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커피전문점 창업이라고 하면 무조건 대형매장, 유명 브랜드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대비 수익률을 따져 작지만 내실 있는 가게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일단 맛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면 자신만의 서비스 전략을 잘 짜서 그 상권에 맞는 마케팅을 구사한다면 포화상태라고 하는 커피 시장도 아직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타미하우스를 만나 작은 기적을 일궈냈듯이 실패 속에서 시름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합니다.”
서 사장은 앞으로 2호 매장 오픈을 계획 중이다. 그녀는 오늘도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활기찬 인사와 화려한 손놀림을 구사하며 손님들과의 커피타임을 즐긴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