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회장님… 다이소 '가격 전쟁'의 비결

2012. 5. 22. 09:24C.E.O 경영 자료

아! 회장님… 다이소 '가격 전쟁'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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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5.22 03:02

국내 최대 균일가 매장 '다이소' 박정부 회장
판매상품 절반 이상 국산 - 인기상품인 90개짜리 종이컵… 중국 아닌 한국서 전량 생산
우리 기술·혁신성 높아져
저가 상품 개척자 - 28개국 2000여개 업체 엮는 글로벌 소싱체계 확보… 이젠 물류비용 절감 나서

"돈 1000원과 1000원짜리 상품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할 때 망설임 없이 우리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균일가 매장의 핵심입니다."

국내 최대 균일가 매장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 박정부(68)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싼 물건'이 아니라 '고객이 사고 싶어하는 물건'을 파는 것, 그런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저가(低價) 균일가 매장의 성공 비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가격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돈 1000원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데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충족시켜야 하니 혁신적인 상품을 끊임없이 발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2만 가지가 넘는 상품을 품절시키지 않고 전국 750개 다이소 매장에 적기에 공급하는 것도 관건. 대량 생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와 마찬가지로, 물건을 갖다 대지 못해 팔지 못하면 그만큼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이소아성산업의 매출은 6000억원. 1000원짜리 물건 6억개, 매장 1개당 1년에 80만개, 하루에 2500개를 팔아야 가능한 매출이다. 박 회장은 "매장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아서 빈틈없이 돌아가는 통상적인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매달 500가지의 신상품을 공급해 줘야 제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박정부 회장은 “끊임없이 가격과 전쟁을 벌이면서 고객이 원하는 혁신적 상품을 팔아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이준헌 기자 heon@chosun.com
박 회장은 '저가(低價)상품 개척자'라 할 만한 사람이다. 1988년 한일맨파워를 설립, 일본 '100엔숍'의 대명사격인 '다이소'가 판매하는 해외 상품의 3분의 1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만 일본에 1900억원, 5억개의 상품을 수출했다. 그럴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공급자들이 싼 제품을 찾아 중국으로만 향할 때 폴란드산 내열주전자, 인도산 황동 인테리어제품처럼 해당 상품을 가장 잘 만드는 나라를 찾아다니며 28개국 2000여개 업체를 엮는 글로벌 소싱(sourcing)체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항공사 마일리지는 지구를 60바퀴 돈 거리(150만마일)와 맞먹는다.

그에게 1988년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와 24년이 지난 지금 '1000원의 가치'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물었다. 그는 "기술 발달과 혁신으로 꾸준히 가치를 키워온 역사"라면서 "첨단제품과 마찬가지로 생활용품에서도 그런 혁신을 가장 잘하는 나라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다이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90개짜리 종이컵(1000원)은 전량 한국에서 만드는데 중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싸다"면서 "다이소 판매상품 중 절반 이상이 국산인데 그만큼 우리 제조기술과 혁신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제 '시스템 혁신'에 나서고 있다.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 단일 기업(물류기업 제외) 최대인 9만5000㎡(2만9000평)짜리 물류센터를 1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짓고 있다. 준공은 10월이지만 공기(工期) 단축을 위해 독일에 발주한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미리 들여와 다른 곳에서 시험 운용 중이다. 그는 "고객이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만들고 싼값에 공급하는 혁신과 가치 창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