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2. 08:41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연중무휴 ‘고속버스 택배’ 2013년 허용한다
동아 기사입력 2012-07-12 03:00:00 기사수정 2012-07-12 08:19:55
■ 정부 “음성적이었던 고속버스 小화물 운송 합법화”
2013년부터 고속버스를 이용한 소규모 화물운송이 공식적으로 허용된다. 사실상 1년 내내 휴무 없이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는 택배시장이 새로 열리는 것이어서 기존 택배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해양부는 고속버스로 택배 규모의 소(小)화물 운송을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다음 달 입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까지 고속버스의 화물운송은 여객이 들고 탑승하는 휴대화물과 우편물 및 신문만 허용됐다.
고속버스를 통한 화물 운송은 국내에 고속버스가 도입된 이후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 특히 택배업체가 일하지 않는 휴일에 하루 만에 물건을 받기 위해 개인들이 고속버스 운송을 이용하는 일이 많았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운송한 소화물은 하루 1000건 수준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0년 고속버스 소화물 운송 비공식 매출이 146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관련 규정상 고속버스 화물 운송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신고를 접수하면 건당 18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동안 고속버스로 옮기는 화물은 종류나 내용물 등을 사전 점검하지 않아 안전문제도 제기돼왔다.
국토부가 법령 개정에 나선 것은 이처럼 사실상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고속버스 화물 운송을 합법화하고 안전문제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은 고속버스로 폭발물이나 마약류를 보내더라도 단속할 방법이 없다”며 “합법화 이후 터미널에서 화물 검사를 철저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고속버스로 운송할 수 있는 화물을 무게 30kg, 크기(가로세로 길이와 높이의 합) 160cm 이내의 포장된 화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기준을 넘지 않는 모든 화물에 대해서 운송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가연성 물질이나 살아있는 동물, 발송자와 수신자의 인적사항과 주소 연락처가 불분명한 화물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또 문제가 될 수 있는 화물을 적발하기 위해 내년에 전국 고속버스터미널에서 X선 투시기 등 공항 수준의 화물검색 장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특별시와 광역시 등 주요 버스터미널에 우선 설치하고 소규모 터미널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모든 운송 내용은 전산관리하기로 했다.
○ 택배업체 바짝 긴장
고속버스 소화물 운송 허가에 대해 관련업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고속버스업계는 “40년 묵은 숙원사업을 해결했다”는 분위기다. 노재택 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상무는 “하루 만에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화물운송은 고속버스밖에 없다”며 “이를 무작정 막고 있었던 것은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5000원으로 자체 책정된 고속버스 소화물 운송 요금도 합법화된 뒤에는 택배업체 수준에 맞춰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택배업계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택배 매출액이 3조29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해마다 두 자릿수를 보이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0, 2011년 연속으로 9%대에 그쳤다. 택배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출혈 경쟁이 벌어진 탓이라고 택배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택배업계는 이미 업체들의 난립으로 포화상태”라며 “고속버스업계가 택배시장에 뛰어든다면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규모 택배업체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적인 운송망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택배업체들은 도시 내 운송만 전담하고 시외운송을 고속버스에 맡기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미 한 대형 택배업체가 고속버스 소화물 운송이 합법화할 때를 대비해 고속버스로 자사 택배물량을 이송하는 방안을 고속버스업계에 타진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화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150억 원 규모인 고속버스 화물운송 규모가 갑자기 커지지는 않겠지만 택배업체들이 고속버스와 연계한 영업을 활성화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형 택배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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