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 강력견제 `감춰둔 카드` 꺼냈다

2012. 7. 13. 09:09지구촌 소식

미국, 中 강력견제 `감춰둔 카드` 꺼냈다

입력: 2012-07-12 11:48 / 수정: 2012-07-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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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군사 전략의 초점이 아시아 태평양으로 이전하면서 미 공군의 임무도 바뀌는 추세라고 미국 일간 신문 USA 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군의 이런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본토인 텍사스 주 다이스 공군기지에 주둔한 제7 폭격비행단의 사례다.

B-1 장거리 폭격기를 운용하는 이 비행단은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반군 탈레반이 장악 또는 은거한 산악 목표물에 대한 폭격이 주임무였지만, 앞으로는 중국의 해상 목표물에 대한 정밀 폭격 쪽으로 임무가 바뀐다.

공군 관계자들은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과 영유권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 분쟁을 염두에 둔다는 사실은 애써 숨기지 않는다.

냉전 시대가 끝나면서 한때 '퇴물' 취급을 받아온 B-1 폭격기는 장거리 비행 능력이 탁월한 데다 태평양처럼 광대한 지역의 임무에 적합해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한 아·태 지역 중시 신(新)전략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공군 작전·기획·획득 부참모장인 마이클 홈스 소장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B-1 기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투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리온 패네타 미 국방장관도 베트남 깜라인만 방문 시 연설을 통해 "미국 전략의 초점 가운데 하나가 유연성, 신속 배치성, 기술 우위성 측면에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아·태 지역 같은 광대한 곳에서는 신속기동력 측면에서 유연성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1처럼 '퇴물'을 십분 활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방 예산 축소다.

앞으로 10년 동안 4천800억 달러의 국방 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당분간 기존 무기체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으면서도 정밀침투가 가능신형 폭격기 확보를 희망해온 미 공군으로서는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이런 꿈을 접어야 한다.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냉혹한 현실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미 공군의 운명이다.

B-1 기종의 부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자리 창출에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10억 달러에 못 미치는 예산이지만 B-1 기종과 관련해 텍사스 주, 사우스다코다 주, 오클라호마 주 등 3개 주에서 1만 3천 명가량이 일자를 얻게 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게 됐다는 것이 미 공군의 자랑이다.

지난 1970년대 기존의 B-52 폭격기 대체기로 설계된 B-1 기종은 1986년에야 임무에 투입됐다.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스텔스 능력으로 레이더망을 피해 대공 방어망이 치밀한 옛 소련에 침투해 전략 목표물을 폭격하기 위해 투입된 B-1은 그러나 잦은 엔진 고장과 연료 유출 등으로 한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B-52기종보다 폭탄 적재 능력이 배나 많고, 아프간 전역 어디라도 45분 내에 주파할 수 있는 특성 덕택에 B-1기는 아프간 항공 폭격의 60%나 차지했다.

아·태 지역에 새로 투입되는 B-1이 과연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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