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체 3곳 중 1곳 1년도 못버텨

2012. 8. 10. 08:55이슈 뉴스스크랩

영세 자영업체 3곳 중 1곳 1년도 못버텨

■ KDI 2000∼2009년 분석 동아일보 | 입력 2012.08.10 03:10

 

[동아일보]

경기 수원시 화서동 D아파트 단지 내 소형 상가의 5개 점포 중 3곳은 지난 3년간 주인과 업종이 계속 바뀌었다. 이 아파트의 236가구를 대상으로 영업하던 슈퍼마켓은 주인이 두 번 바뀐 끝에 폐업했고 그 자리에 인테리어 전문점이 입점했다. 부동산중개업소가 문을 닫은 자리엔 마사지숍이 들어섰다. 다른 부동산중개업소는 주인이 바뀌었다. 프랜차이즈 치킨점과 세탁소 2곳만이 생존했다. 3년간 60%는 퇴출되고 40%가 살아남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내놓은 영세사업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9년 매년 평균 76만6000개의 4인 이하 영세사업체가 새로 생기고 매년 75만2000개의 자영업체가 폐업했다.

영세 자영업체 3곳 중 1곳은 1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영세사업체가 몰려 있는 도·소매업(62.1%) 음식·숙박업(64.8%) 기타 개인서비스업(72.5%) 등의 1년간 생존율은 60∼70%대였다.

업종에 따라 생존 기간의 차이도 컸다. 태권도장 등 스포츠 교육기관의 평균 생존기간이 2년으로 가장 짧았고 '3년 생존율'도 24.8%에 불과했다. 옷가게(2.1년) 휴대전화 판매점(2.3년) 김밥전문점(2.5년) 치킨전문점(2.8년) 등의 생존기간이 3년에 못 미친 반면 여관은 평균 5.2년을 생존했고 치과(4.9년) 병의원(4.5년) 세탁소(4.5년) 자동차 수리점(4.3년) 등도 상대적으로 생존 기간이 길었다. 이재형 KDI 전문위원은 "새로 문을 연 4인 이하 영세사업체의 3년 생존율은 대체로 30∼40%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업종별 사업체 수 변화도 컸다. 외국어학원, 마사지업, 방문판매업, 보육시설 운영업 등은 2000∼2009년 사업체 수가 배로 늘어난 반면 빵·과자 소매업, 비디오물 임대업, 전자게임장 등은 50% 이상 급감했다. 영세사업자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2000년 27.5%에서 2009년 17.3%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전체 사업체에서 4인 미만 영세사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5.3%에서 2009년 82.7%로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41.8%) 일본(60.2%)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