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분양가 禁忌 깨진다
2012. 8. 18. 09:11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위례신도시 내 첫 민간아파트로 관심을 끌고 있는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낮은 3.3㎡당 1810만원으로 책정했다. <사진 제공=대우건설>
"믿을 건 역시 싼 가격뿐이다."
수도권은 물론 서울 강남권 노른자위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자 주택업체들이 관행처럼 굳어진 금기(禁忌)마저 깨고 앞다퉈 분양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 분양가가 낮은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강남권에서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를 싸게 책정하는 새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계약자 불만에도 미분양 물량을 떨이하는 것은 이젠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도금 무이자나 발코니 확장 같은 간접 할인이 주였다면, 요즘은 분양가 자체를 많게는 30~40%까지 대폭 내리는 추세다.
◆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보다 더 싸
분양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 일반 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보다 낮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일반 수요자보다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집을 사는 셈이다. 이 같은 분양가 역전 현상은 할인분양 때문에 빚어졌다.
서울 은평구 응암 7~9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백련산 힐스테이트는 애초 3.3㎡당 조합원 분양가를 1008만~1390만원, 일반분양가는 1260만~1530만원으로 잡아 일반인 몫이 조금 더 비쌌다.
하지만 중대형 평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하자 가구당 3000만~4000만원씩 분양가 할인에 나섰다.
1~3차 전용면적 112㎡ 일반 분양가는 6억~7억원으로 낮아졌다. 조합원 분양가가 5억4000만~6억1600만원으로 일부 물량은 일반 분양가보다 높아졌다. 층과 향에 따른 가격 차이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지만 조합원보다 싼 값에 재개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다.
부천 약대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부천 약대아이파크`도 사정이 비슷하다.
최초 분양가보다 20% 넘게 할인하면서 일반 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싸게라도 빨리 파는 것이 미분양을 떠안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조합은 금융비용 등이 늘어나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집값 상승에 악재고, 시공사는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된다.
◆ 강남 새아파트도 주변보다 싸게
아파트 인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분양 성공의 제1요소는 누가 뭐래도 낮은 분양가다.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알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물산이 지난 6월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에 분양한 `래미안 강남힐즈`는 강남구의 분양가상한제의 심의 가격인 3.3㎡당 2115만원보다도 90만원가량 낮은 평균 2025만원에 분양했다. 그 결과 중대형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3.77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하반기 분양시장의 최대 블루칩으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내 첫 민간아파트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심의 가격인 3.3㎡당 1848만원보다 38만원 낮은 1810만원에 분양승인을 받아 23일 청약에 들어간다. 국민은행 기준 7월 말 송파구 평균시세인 2204만원대에 비하면 400만원가량 싸다.
서울의 대표적 인기 학군지역인 목동에는 대우건설이 오는 9월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 분양을 앞두고 있다.
목동에서 7년 만에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지만 주변 주상복합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2200만원 초반에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은행 기준으로 목동 트라팰리스 매매가가 같은 면적당 2772만원임을 감안하면 500만원 가까이 싸다.
10월 경기 성남시 삼평동 판교신도시 내 알파돔시티 주상복합아파트도 3.3㎡당 평균 1900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판교신도시 삼평동 85㎡ 초과 매매 시세가 2600만원 선으로 시세보다 저렴하다.
◆ 미분양 한 채 8억 깎아주기도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사들에 있어선 재앙이다. 100가구만 미분양이 나도 수백억 원의 돈이 아파트에 묶여 있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엄청난 금액의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각종 할인 혜택을 주며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수도권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할인분양 중이라고 보면 된다. 할인분양은 서울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동부건설은 서울 은평구 응암3구역 `녹번역 센트레빌` 아파트 계약자에게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5% 할인하고 분양가의 최대 3%까지 현금으로 되돌려 주는 캐시백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혜택은 일반분양자의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까지 소급 적용돼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7월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주는 경품 행사까지 열었다.
최초 분양가에서 8억원을 할인한 아파트도 있다.
서울 고덕 주공1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 아이파크` 1층 177㎡는 최초 분양가 19억5969만5000원에서 현재 11억4642만2000원으로 41%인 8억1327만3000원을 할인했다. 다른 층수도 32~38%인 6억~7억7000만원가량 분양가를 내렸다.
매일경제 [이은아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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