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빗물 모아서 어디에 쓰나 봤더니..

2012. 8. 23. 08:55C.E.O 경영 자료

특급호텔, 빗물 모아서 어디에 쓰나 봤더니..

매일경제 | 입력 2012.08.22 17:05

 

무엇 하나 모자를 것 없어 보이는 특급호텔에서 빗물을 받아쓴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지만 이는 실제로 유명 호텔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다.

국내 호텔업계의 녹색경영 움직임이 화제를 낳고 있다. 전기차 운영지원, 빗물 활용 등 호텔 별로 다양한 형태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계 호텔 체인인 아코르 앰배서도 호텔 그룹이 눈에 띈다.

아르코 앰베서더 호텔은 지난 4월 21일 플래닛 21이라는 친환경 경영 프로그램을 론칭 했다. 호텔 내 전등을 전력소비가 적은 LED로 교체하고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등 21가지 실천공약을 담은 범그룹 차원의 경영전략이다.

아코르 그룹 계열인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로비 입구에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기아 레이, 삼성 르노 전기차 등의 차량 소지자가 호텔 투숙을 했거나, 호텔 시설을 이용했을 경우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얏트 리젠시 제주도 로비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차를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투숙객들은 르노삼성의 SM3 전기차를 무료로 시운전해 볼 수 있다. 이 사업엔 제주도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 인프라 구축 주관사인 SK이노베이션이 참여했다.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내부에 그린팀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이 속한 지역사회의 환경보호와 자원보존을 목표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객실 화장실 내 할로겐 램프를 절전형 LED 전구로 전량 교체했다. 호텔 내 생활하수 중 오염상태가 적은 객실, 수영장 사용수는 정화 처리 후 공공 화장실, 냉각수,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빗물 이용시설로 용수 절감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비가 오면 빗물을 여과해 지하수 저장 탱크에 저장하고, 이를 정원 내 인공호수와 화산 분수 쇼 호수, 조경용수로 활용한다. 호텔 측은 연간 약 5000톤 이상의 용수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최근 준공한 주차타워 외관을 조경으로 마무리하고 최상층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여기서 하루에 150kw의 전력이 만들어지며, 초절전형 LED 램프 약 700개 정도 켤 수 있는 전력을 실제 사용하고 있다. 온재만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엔지니어팀 대리는 "태양광 발전 설치 비용이 높아 석탄, 석유, 원자력에 비해 효율성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미래의 워커힐은 친환경의 가치를 높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이 돼야 하기 때문에 설치를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외에 워커힐 리버파크 야외수영장에 사용되는 하루 물 3000톤은 최신식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매시간 필터링을 통해 물을 재사용함으로써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호텔업계가 이렇게 친환경 경영을 시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고객 중심의 마케팅이 최근에 동반 성장의 개념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필요하고 환경, 지역 주민 등이 수반된다. 따라서 모두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속 자체가 어렵다. 이에 많은 산업들이 그린 경영을 지속하고 있고, 특급 호텔 역시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국내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수가 괄목할만하게 늘고 있고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관광호텔업을 주요 육성사업 중 하나로 지원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처럼 차별화를 위한 호텔들의 녹색경영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최근 방한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한국도시정책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국가 중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한 배경이 녹색뉴딜정책에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단순한 이윤추구를 벗어나 환경과의 공생까지 감안한 녹색경영은 기업체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