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서울… 올빼미족, 24시간 커피숍 점령하다

2012. 9. 26. 08:5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서울] 잠 못 이루는 서울… 올빼미족, 24시간 커피숍 점령하다

밤샘 영업점 시내만 100여곳
탐앤탐스, 2005년 영업 개시… 7년 만에 81곳으로 늘어, 올빼미족 모임터로 인기
조선일보 | 김성모 기자 | 입력 2012.09.26 03:20 | 수정 2012.09.26 08:29

 

24일 오후 11시 10분쯤 서울시 중구 다동 '카페바모스'. 대부분 커피숍은 이미 영업시간이 끝나 문을 닫았을 시간이지만, 24시간 문을 여는 이곳에서 연인 혹은 직장 동료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노트북을 들고 와 작업을 하는 직장인도 눈에 띄었다. 근처에 직장이 있다는 최지연(30)씨는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조용히 홀로 일할 수 있어서, 1주일에 1~2번 정도 회사에서 마치지 못 한 일을 가져와 작업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건대 부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차보정(30)씨도 야간 커피숍 단골이다. 취업 준비생 박대성(25)씨는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커피숍을 공부방으로 삼는다. 박씨는 "공공도서관은 문을 닫고, 집에서 공부하려면 잠이 쏟아져 커피숍에 나와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생활양식이 다양해지며 이른바 '호모 나이트쿠스(심야·밤샘형 인간을 가리키는 속어)'가 늘자 커피숍들이 영업시간을 24시간제로 점차 바꾸고 있다. 24시간 편의점·음식점에 이어 24시간 커피숍이 서울 거리를 호령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24시간 커피숍은 서울 시내에만 1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선두 주자는 커피전문점 탐앤탐스다. 2005년 압구정로데오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340개 매장 중 24%인 81곳이 24시간 영업을 벌인다. 24시간 매장 수는 2005년 1개에서 2009년 48개, 올해는 81개까지 늘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점, 강남구 도산사거리점·로데오본점, 서대문구 신촌로터리점·신촌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와 대학가 등이 공략 지역이다.

카페베네는 2009년 11월 동대문시장 상인들을 겨냥, 동대문역사문화공원점에서 처음 24시간 영업점을 시작, 현재 서울 내 267개 매장 중 15곳(5.6%), 전국 817개 매장 가운데 27곳(3.3%)이 24시간 영업을 한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서울 전체 150여개 매장 중 홍대역·강남역·신논현역 등 19곳(13%)에서 24시간 영업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영업점 위치는 탐앤탐스(www.tomntoms.com), 카페베네(www.caffebene.co.kr), 엔제리너스커피(www.angelinus.co.kr) 등 각 커피전문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평론가 김원(41)씨는 "'24시간 문화'의 확산은 밤늦도록 잠 못 이루는 피로한 현대 문화의 한 단면이지만 이 같은 추세에 편승해 밤 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 수요를 만족시키려는 각종 매장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