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폭풍 전야`…가격 급등한 곡물 다음주부터 반입

2012. 10. 15. 08:51이슈 뉴스스크랩

애그플레이션 `폭풍 전야`…가격 급등한 곡물 다음주부터 반입

내달부터 밀가루 등 원가부담 커져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입력 2012.10.14 18:17 | 수정 2012.10.14 20:15

 

"원맥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 6~7월이었으니 당시 선적한 물량이 다음주부터는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11월부터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압력이 커지고 가격 인상도 검토해야 하는 분위기입니다."(A제분업체 관계자) 국내에 '애그플레이션(agfla tionㆍ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여름 시작된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러시가 이달 말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기 때문이다.

식품ㆍ유통업계에선 곡물을 수입해 밀가루 등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하기까지 4~7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부터 애그플레이션의 영향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14일 관련 업계와 연구기관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밀가루 등 주요 소비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가격상승률이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에 이른다고 제시한 바 있다.

식품ㆍ유통업계에서는 애그플레이션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밀가루 사료 등의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고 우유, 두부, 국수, 빵 등까지 영향이 온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롯데제과가 최근 과자 14종 출고가를 평균 9.4% 인상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한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애그플레이션 영향이 본격화하는 연말이 오면 대부분 업체들이 원가부담에 힘들어질 것"이라며 "대선 정국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시기가 문제가 될 뿐 결국 제품값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앞으로도 '국제 애그플레이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원맥은 부셸당 894센트로 2년래 최고치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초 시세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상승한 상황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국제 곡물시장은 미국 등 주요 생산국의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투기자금까지 몰린 상황"이라며 "당분간 지금의 추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