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4대강공사, 22명 죽고 하청업체는 줄부도

2012. 10. 25. 09:01건축 정보 자료실

'빨리빨리' 4대강공사, 22명 죽고 하청업체는 줄부도
[오마이뉴스] 2012년 10월 24일(수) 오후 01:46   가| 이메일| 프린트
[오마이뉴스 김동환 기자]

4대강 공사에 참여했던 하청업체들이 상당수 부도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앞당기려다 수십 명의 현장 근로자들이 사망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난 2년 동안 4대강 공사로 21곳의 하청업체가 부도나고 17명의 부상자와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실질 공사비에 못 미치는 하청비가 연쇄 부도를, 공사기간 단축 강행은 인명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2980억에 공사 수주한 대기업, 1260억만 주고 하청

이 의원이 밝힌 16개 공구의 평균 하도급금은 공사예정가격의 60.6%. 대기업 건설사들이 공사예정가격의 93%에 계약해놓고 하청업체에게는 실질공사비에도 못 미치는 60%대 가격에 하청했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한 한강 4공구의 경우 2890억 원에 공사를 수주해 17개 중소 건설사에 1260억 원만 주고 하청이 이뤄졌다. 삼성중공업1490억 원에 계약한 행복 2공구의 경우, 계약액의 45.4%인 678억 원에 32개 업체에 하청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년간 4대강 공사로 21곳의 하청업체가 부도를 맞았는데 그것이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의원은 이날 4대강 공사에서 일어난 인명사고 자료도 공개했다. 국토해양부 조사에 따르면 2009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망 22명, 부상 17명 등 총 38건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유형별로 보면 협착(끼임)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8건), 익사(8건), 추락(6건) 순이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사고는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서두르다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낙동강 32공구에서 구조물 상부 슬래브 타설 중 동바리 붕괴로 건설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 역시 동바리 설치를 서두르다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4대강 공사는 대통령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공사기간을 24개월로 단축시켜 무리하게 진행됐다"며 "4대강 공사로 대형건설업체의 배만 불리고, 하청업체의 부도와 건설노동자의 인명사고를 외면한 채 4대강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