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개탄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라니…"

2012. 11. 26. 19:35C.E.O 경영 자료

이건희의 개탄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라니…"

삼성, 병원선진화 일화 공개 "보호자 3일이면 환자되는 병원의 현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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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1993년 삼성의료원 걸립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 담당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삼성블로그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내 병원 문화와 장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 선진화에 나섰던 일화가 취업 25주년을 기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이 26일 자사 블로그에 올린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5번째 글인 '사회문화 변화를 이끌다'는 "이건희 회장에게는 환자 중심의 이상적인 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1994년 11월9일 문을 연 삼성의료원은 그 꿈을 향한 첫걸음이었다"고 소개했다.

'보호자 노릇 3일이면 환자가 되는 현실',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 받는 불합리한 현실', '촌지라도 집어줘야 좀 어떠냐고 물어보는 현실'
이건희 회장이 진단한 1990년대 초 대한민국 병원의 현실이었다. 이 회장은 1993년 삼성의료원 건립 공사 현장에서 현장 담당자에게 "낙후된 병원이 환자 입장에서 얼마나 큰 고통인지 너무도 잘 알면서 그대로 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의 총수로서 할 일이 못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의료원은 이후 병원들이 보여준 불합리한 폐단을 개선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술과 화투가 판치고, 망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 돈이 오가는 폐습을 바꾸는데 앞장섰다는게 의료계의 평가이다.

보호자 없이도 환자가 전문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최초로 처방전, 진료기록부 등을 전산화한 의료 전산 시스템을 도입했고 환자와 보호자의 대기 시간을 단축시켰다.

"의료원은 정말 친절해야 합니다. 저렇게 좋은 시설에 불친절이 있어야 되겠습니까?
사람이 너무 많아 바빠서 그랬다면 일의 양을 반으로 줄이더라도 친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삼성은 왜 꼭 친절해야 하는가'라고 말하는 의사들이 있다는데, 지금 다른
병원이 안하는 것을 삼성이 하니 오늘날 삼성이 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 병원의 변화요구에 나타난 일부의 반발에 대해 내던진 말이다.

이 회장의 병원에 대한 관심은 그의 공식 직함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삼성전자 회장 외에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의 직함만을 갖고 있다.

1982년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취지로 설립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과 전국 15개 도시의 23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어린이·노인·여성 지원사업을 위한 재단으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맡다가 16년만인 올해 이 회장이 다시 이사장에 취임했다.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신경영 관련 강연 당시에도 이 회장은 병원을 복합단지의 중심 허브로 삼고, 병원 내에 학교와 편의시설 등을 복합화해 건강한 삶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꿈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후 삼성서울병원은 제2의 개원을 선언하고, '환자행복', '의료혁신'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 회장은 '혁신 전도사'인 윤순봉 사장을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지원총괄 사장겸 의료사업일류화추진단장에 임명하고, 양적 경쟁에 매몰된 대한민국 의료를 혁신할 것을 요구했다.

이회장은 자본을 창출하는게 아니라 자본을 투입해 '박애'를 창출하는 것이 의료사업이라는 지론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을 '박애자본주의'의 시험무대로 삼고 있다.